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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역할 모호해진 지역산업진흥원…축구단 만들어 놓고 야구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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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지역산업진흥원 홈페이지 메인 화면. /지역산업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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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지역산업진흥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 주요 지역마다 설치돼 있지만,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제도와 재정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지역균형 성장을 위한 지역산업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산업부 지역경제총괄과, 송우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종원 경북지역산업진흥원장, 이희훈 전 강원지역산업진흥원장, 배수현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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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우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9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지역균형 성장을 위한 지역산업 정책포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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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지역산업진흥원의 역할이 모호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산업진흥원은 지난 2000년대 초 9개 지역에 기획단 형식으로 설립됐다고 한다. 이후 평가단, 지원단 등의 형태를 거쳐 현재 14개 지역에 진흥원으로 운영 중이다. 주요 역할은 지역 산업 육성 사업 기획과 평가관리다.

    이렇게 여러 차례 조직 형태가 바뀌면서 진흥원의 역할은 축소됐다. 장종원 경북지역산업진흥원장은 “20년 넘게 조직에 근무하며 소속만 네 차례 바뀌었고, 관리 대상 사업도 줄었다”며 “14개 지역 중 지자체에서 지원받는 곳은 사정이 낫지만, 아닌 곳들은 직원 인건비가 없어 무급휴직하고 있다”고 했다.

    진흥원이 재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정부 관련 사업만 기획·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사업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진흥원이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해도 지자체 출연기관, 공기관이 아니라 지원할 수 없다고 한다. 장 원장은 “정부가 5극 3특 전략을 발표하며 내놓은 지역 성장 사업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중앙 지원과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희훈 전 강원지역산업진흥원장도 “지역 사업에 관리 대상이 축소됐으니 (진흥원이)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 확대를 하려고 노력해도 자격 요건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배수현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진흥원이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제도와 재정이 받쳐주지 않아 모호해졌다”며 “(진흥원에 대한)권한이 지역에는 없고, 중앙부처가 모든 것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축구하라고 축구단을 만들어 놓고 야구를 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5극 3특 전략 추진에 발맞춰 진흥원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우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진흥원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도 지방시대위원회의 자치분권·균형발전 관련 업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통합 공모 제도 도입에 따른 공모 사업의 발굴, 기획, 평가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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