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민국 판타지 SF 웹소설 공모전 포스터. |
■ 심사 총평
제2회를 맞이한 '2025 대한민국 판타지·SF 웹소설 공모전'은 작년보다 참여율 상승은 물론 소재 및 주제의식 등 다양한 방면에서 놀라울 만큼 치열하게 전개됐다. 기존 웹소설 시장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인외물 장르를 비롯해 도전적인 시도를 담은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익숙한 이야기 문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낸 작품들이 다수 출품돼 심사 과정 내내 가슴 뛰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심사위원단은 웹소설 트렌드와 상품성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를 충분히 논의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글이 주는 오롯한 재미'라는 점에 뜻을 모았다. 이번 공모전은 플랫폼 내부 경쟁을 넘어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작가들이 적응하고 나아가는 과도기를 함께 경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열정과 창의성을 보여주신 모든 참여 작가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번 공모전이 새로운 도전과 발전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 작폼별 심사평
[대상] 말랑부들 작가 '개미는 깨우쳤다'
무한회귀, 선협, 인외물이라는 독특한 태그 조합으로 선협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다. 무한회귀 선협물의 익숙한 클리셰를 배제한 채, 탄탄하고 참신한 세계관을 구축해냈음을 보여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같이 개미들의 세계를 섬세하게 조명하면서도, 옛 인류의 잔재와 회귀 장치를 결합해 다층적이고 매혹적인 설정을 탄생시켰다. 세계관 속에 촘촘히 배치된 흥미 요소와 높은 기대감이 돋보이는 구성력이 탁월한 작품이다.
[우수상] 포레스트 작가 '서부개척시대 검은머리 철도왕'
대체역사와 힐링물의 절묘한 결합을 통해 서부 개척 시대 낭만과 모략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대체역사물 특유의 무겁고 딱딱한 진입장벽을, 인간적인 매력과 따뜻한 군상 묘사, 속도감 있는 전개로 영리하게 허물어냈다. 단순한 기술 전파에 머물지 않고 시대적 모략과 낭만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전개와 설정 모두 안정감 있는 기획력을 보여준다.
[우수상] 최종화 작가 '게임 속 1성 유닛'
엑스트라, 공략집, 착각물 조합으로, '까마귀'라 불리며 전장의 시체를 뒤지던 1성 유닛 '롤랑'은 우연히 사망한 플레이어 '한스'의 '공략집'을 손에 넣는다. 주인공이 이 공략집을 바탕으로 생존을 도모하는 단순한 성장물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 모든 생존을 위한 발버둥이, 그를 지켜보는 왕녀 '리오'와 암살자 '린'의 눈에는 하산의 마스터 혹은 예정자가 그리는 거대한 밑그림으로 비친다. 독자만이 주인공의 아슬아슬한 현실을 알고 있기에, 이 간극에서 발생하는 재미가 탁월하고 탄탄한 구성력과 필력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우수상] 기시감이 작가 'SSS급 귀농헌터는 신으로 착각당했다'
세계관 최강급 헌터가 번잡한 전장을 떠나 아기자기한 세계에서 귀농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그러나 그의 일상은 의도치 않게 원래 세계를 비롯한 여러 차원의 주민들에게 '신'으로 추앙받게 되는 다차원 착각물로 전개된다. 끊임없이 신앙을 모아가며 성장하는 주인공이 과연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최신 트렌드와 확실한 재미를 고루 잡아낸 기획으로, 안정감 있는 구성력이 돋보였다.
[인기상] 카이뷔 작가 '대마법사 헌터의 탑 운영법'
대마법사 기억과 능력을 지닌 채 헌터 사회로 환생한 주인공이 최단 기간에 탑의 100층을 정복하고, 이를 운영·관리하는 '흑막'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웹소설의 익숙한 클리셰를 적절히 조합해 상업성을 확보했으며, 어린아이로서 모습과 탑 관리자라는 이중적 면모 간의 극적인 간극을 섬세하게 묘사해 독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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