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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갈랐다”… 코스닥 AI 상장사 3분기 실적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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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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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일부 기업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와 데이터 사업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인 반면, 연구개발(R&D)과 사업 확장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AI 열풍’이 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별 성과에 차이가 나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는 올 3분기 매출이 164억원, 영업손실은 1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1% 급증했으며, 영업손실은 6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124억원) 대비 91.5% 늘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5.2% 축소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최근 대규모 거대언어모델(LLM) 프로젝트 사업 수주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올해 LLM 누적 매출은 57억원으로, 남부발전(38억원), 한림대의료원(10억원) 등 발전사와 의료 분야 구축사업 실적이 반영됐다. 남부발전에 이어 서부발전, 동서발전까지 발전 3사 LLM 사업을 비롯해 대법원, 경기도청 등 사법·공공 영역에서도 LLM 구축사업을 연속 수주했다. 한화손해보험, KB증권 등 금융권에서는 기술검증(PoC)을 수행하기도 했다.

    플리토는 3분기 매출이 117억원, 영업이익이 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130% 증가했다. 이는 창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회사 측은 다수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가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플리토는 AI 학습용 언어데이터 판매 확대와 데이터 품질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음성·이미지 등 데이터 유형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 및 국내외 행사에 AI 통·번역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와이즈넛은 3분기 매출이 88억원, 영업이익이 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4배나 급증한 수치다. 이는 공공·금융 부문에서 생성형 AI 프로젝트 수주 덕분이다. 와이즈넛은 최근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사혁신처, 경기도청 등 총 8개 기관·기업에서 공공 AI 에이전트를 구축했다. 크라우드웍스는 3분기 매출 24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늘었고, 적자 규모는 20.7% 감소했다. 회사 측은 최근 대형 보험사 메리츠화재의 AI 에이전트 성능 평가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AI 상장사는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솔트룩스는 3분기 매출이 91억원, 영업손실이 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솔트룩스의 실적 하락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실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업·기관 대상 맞춤형 개발이나 컨설팅 등 용역 매출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지만, 올해 들어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컨소시엄 및 특화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 등 주요 정부 과제에서 잇따라 탈락하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스트소프트는 3분기 매출이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45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회사 측은 AI 소프트웨어(SW) 사업 성장을 위한 글로벌 광고선전비와 원재료비 증가의 영향으로 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페르소 AI의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기반 강화와 페르소 AI 휴먼 키오스크 사업 확장을 위한 선매입 등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올해 3분기 AI 상장사는 공공·대기업 중심 프로젝트 수주 결과를 바탕으로 실적이 엇갈렸다. 대형 AI 프로젝트 수주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의료·B2B 특화 솔루션처럼 수주 기반이 안정적인 사업을 가진 기업들은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플랫폼 전환이 지연되거나 대형 고객사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실적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코스닥 AI 상장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I 기업들이 연구개발비 지출은 계속 늘어나지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 구축을 통한 반복적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다만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현재 난립한 업체들 간 경쟁이 완화되고 차별화된 기술과 안정적 서비스 모델을 갖춘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공 기업 프로젝트 수주가 실적을 가르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기업이 AI 전환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을 떠안는 단계라 비용이 크게 불어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기술·데이터·고객 레퍼런스를 모두 갖춘 기업들이 계속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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