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0 (수)

    팩트시트 훈풍에도 '못 웃는' 가전…美 철강관세 지속·수익성 감소·견제구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K가전]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문서화한 ‘조인트팩트시트(JFS)’가 공식 발표되면서 산업계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그러나 업종별 분위기는 엇갈린다. 자동차·조선은 관세가 인하되며 반등 기회를 맞았으나, 철강 관련 업종은 울상이다. 50%에 이르는 고율 관세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철강 파생상품에 해당하는 가전 업계의 시름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미국 내 가전 수익성 감소와 현지 기업의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미국 생활가전사 월풀이 삼성·LG 등 경쟁사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저상형 후드레인지와 후드 일체형 제품 관련 5개 특허가 침해됐다는 주장이다.

    월풀은 소장에서 “저상형 레인지·후드 일체형 제품군은 자사가 처음 만들어냈고 피고들이 불법 행위를 시작하기 전까지 미국 내 해당 제품의 유일한 공급자였다”며 수입·판매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전 시장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표 가전사인 월풀이 해외 경쟁사들을 향한 견제를 강화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다만 월풀의 경쟁사 지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월풀은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한국산 세탁기를 포함한 외국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최대 50% 관세를 3년간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렸다. 이를 계기로 삼성·LG는 미국 현지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건설하게 됐다.

    올해 들어서도 월풀은 삼성·LG 등 해외 경쟁사들이 미국 수입 가전제품의 신고가격을 고의로 낮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수입 신고가격이 낮아지면 부과되는 관세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미 당국에 조사를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조사 결과 이를 고의적인 관세 회피가 아닌 단순 입력 오류로 결론냈다. 신설된 철강 관세로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통관 중개업체와 수입사들이 실수로 수입물량을 과다 입력했고 이 때문에 개별 제품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보였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올해 철강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했다. 6월부터는 냉장고·건조기·세탁기 등 전 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함량에 따라 50% 철강 관세를 적용해 왔다. 이 같은 고율 과세는 국내 가전사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특히 가전·TV를 주력으로 하는 LG전자의 경우 미국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최근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미국 법인의 당기 매출은 3조0530억원, 올해 누적 매출은 10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3조8400억원, 10조86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 감소가 뚜렷하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6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16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가전 업계의 시름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철강·철강 파생 관세 개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팩트시트에서 50% 고율 철강·철강 파생 관세율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 파생 관세가 유지되는 만큼 제품 측면에서 체감되는 수혜는 가시적으로 확인되기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한미 팩트시트를 통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