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후견주의…해외 거래소 자금유출 우려"

(왼쪽부터)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두나무 디지털자산 정책 콘퍼런스 '디콘(D-CON) 2025'에서 고란 알고란 대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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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만나다보면 과도한 후견주의(개인의 자율성을 국가가 제한하는 관행이나 제도)를 반박하는 의견을 듣습니다. 자유롭게 투자하고 싶은데 국내 거래소는 많이 억제되어 있다보니 해외 거래소로 나간다는 얘기입니다. 좋은 정책을 만들어주시면 현실에 잘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두나무 디지털자산 정책 콘퍼런스 '디콘(D-CON) 2025'에서 "전략적으로 잘 관리하면서 안전하게 투자자들의 자유를 보호하고, 우리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새로운 정치 세대, K-디지털자산의 길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김 부회장과 의원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규제, 앞으로의 방향을 두고 약 1시간 가까이 토의했다.

김 부회장은 외신 기사를 인용해 비트코인을 바퀴벌레에 비유했다. 전통적인 금융의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바퀴벌레처럼 이상하고 가까이하기 싫은 존재일지라도,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국경이 없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무작정 규제하다보면 오히려 관리할 수 없는 곳으로 숨기만 한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이 크립토 갈라파고스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DX)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이러한 블록체인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의 위험한 부분을 분명하게 인지하면서도 전부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잘 관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부회장은 한국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도 '사업보국'을 키워드로 들었다. 글로벌 거래소로 많은 국내 고객이 이동하면서 충분히 거둘 수 있는 세수를 놓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김 부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외국 거래소를 이용한다는 게 국가 경제적으로 옳은 방향인지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자유로운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면 우리가 '사업보국'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두나무 디지털자산 정책 콘퍼런스 '디콘(D-CON) 2025'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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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담에서 '뜨거운 감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었다. 황정아 의원은 대규모 간편결제 시장의 수요가 충분한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생태계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많게는 1.5%에 육박하는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결제한다면 적은 수수료율로 효율적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재섭 의원은 정치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뒷받침해야 하지만, 정확하게 수요를 파악해 제도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봤다. 직접 외화를 송금하지 않더라도 외화 유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점령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 부회장은 "한국은행 등에서 우려하는 부분도 우려하고,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인한 외환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이해한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처음부터 결제수단으로 시작된 건 아니고, 테더는 비트코인과 사실 역사를 거의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이 보급된 후 이를 자양분 삼아 아마존과 구글 같은 기업이 등장했듯 스테이블코인도 완벽한 규제 대신 그레이(회색지대)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이날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는 성장 엔진의 세대교체 역사였다. 경공업·중화학·IT·콘텐츠 산업을 거쳐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 강국이 됐다. 이제 디지털자산이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미국·싱가포르·홍콩 등이 '디지털자산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며, 한국도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 디지털자산 산업을 어떻게 활용할지 깊이 생각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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