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이해 돕기 위해 AI로 영상 제작
국립현대미술관의 ‘조우, 모던아트협회 1957-1960’전 도입부에 전시되는 영상. 박고석과 이중섭이 카레식당을 운영한 모습을 생성형 AI가 제작한 이미지. <김시헌 작가·국립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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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 전시에서 작고한 화가, 미술계 관계자들의 흑백 사진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영상으로 되살아났다. 미술관이 박물관이 기술을 활용해 예술가들의 생전 모습을 재현하며 기원의 복원 실험에 나서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관은 현재 진행 중인 ‘조우, 모던아트협회 1957-1960’전의 도입부를 AI로 제작한 유영국, 천경자, 문신 등 작가들의 영상으로 열었다. 전시는 정규와 한묵, 유영국이 붓을 들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천경자가 작업실에서 바닥에 캔버스를 두고 작업하던 생전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정지된 흑백 사진은 AI 복원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영상 속 작가들은 눈을 깜빡이며 살아 움직이듯 구현된다.
작가들의 생애도 교차한다. 천경자가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어린 시절 사진부터 유영국이 서울 경성제2고보를 거쳐 일본 문화학원에 다니던 학창 시절 모습이 등장한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난민의 삶을 통해 당시 가난했던 한국의 상황을 보여준다. 박고석과 이중섭이 1952년 부산 문현동에서 운영하던 카레 식당, 르네상스 다방 전시 현장 등 당시 예술가 공동체의 풍경도 담겼다.
관람객은 이를 통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받는다. 모던아트협회 결성 시기의 작가들을 마주하며, 이들의 예술혼과 전쟁 이후의 시대상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전에서 고(故) 이상수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장의 모습이 AI 영상으로 복원된 모습. <정유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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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도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전에서 비슷한 시도를 선보였다. 박물관 유물 보존의 초석을 다진 고(故) 이상수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장의 모습을 AI 영상으로 복원했다. 영상 속 그는 기마인물형토기를 복원하고 유물을 바라본다. 또 “보존은 단순히 깨진 유물을 붙이는 게 아니라 유물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되살리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관람객은 화면을 통해 박물관 한 켠의 보존처리실에서 연구자들이 수많은 유물들을 복원하는 과정을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AI를 통한 복원은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효과가 있다. 다만 AI가 학습 과정에서 불완전한 자료를 기반으로 표정이나 시선을 임의로 생성할 경우, 관객이 실제 존재했던 장면으로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AI 재현 영상을 통해 잊힌 작가의 활동하던 시절의 모습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자 했다”며 “유족으로부터 전시에 사용되는 작품과 자료에 대한 저작권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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