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전산학과 교수 연구팀
CPU 분해 않고 가상 환경서 버그 탐지
구글 "우리 인프라에 매우 중요한 기술"

최근 구글 리서치 스칼라 어워드를 수상한 권영진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 카이스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중앙처리장치(CPU)를 분해하지 않고도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구글 리서치 스칼라 어워드를 수상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은 권영진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가상 환경에서 CPU 동작을 재현해 버그를 찾아내는 기술로 이 상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 상은 인공지능(AI)과 시스템 분야에서 혁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2020년부터 시행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구글 연구진이 심사한다.

연구팀은 애플의 최신 칩 'M3'처럼 저전력·고효율 CPU 서버에서 발생하는 '동시성 버그'를 자동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시성 버그는 CPU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작업 순서가 꼬이는 오류로 컴퓨터가 갑자기 멈추거나 해커가 공격할 수 있어 보안 취약점으로 꼽힌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가상 환경에 CPU 내부 동작을 그대로 구현한다는 데 있다. 실제 CPU를 뜯어보지 않아도 소프트웨어만으로 명령 실행 순서와 오류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리눅스 운영체제(OS)를 검사했고, 그 결과 새로운 버그 11개를 발견했다. 구글은 이 기술을 "자사 인프라에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술은 리눅스뿐 아니라 윈도, 드로이드 등 여러 OS에서 사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권 교수는 "국내 시스템 연구의 국제적 경쟁력을 입증했다"면서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려는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