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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로봇이 온다

    "사람 머리도 부순다" 충격 경고했다가 해고된 직원…'기업가치 3조' 로봇 회사는 소송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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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안전 책임자 “안전 우려 제기했다 해고”

    “투자자 상대로 사기 가능성” 주장도

    전도유망한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겨AI(Figure AI)'가 이 법적 충돌에 휘말렸다. 회사의 전 안전 책임자가 로봇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경고했다가 오히려 해고됐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연합뉴스는 22일(현지시간) CNBC 등 미국 주요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회사의 전 엔지니어 로버트 그룬델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피겨AI가 개발 중인 로봇은 인간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를 알고도 무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피겨AI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연합뉴스


    그룬델은 자신이 내부적으로 제기한 우려가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가장 직접적이고 문서화된 안전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에게 로봇의 잠재적 위험성을 반복적으로 전달했으며, 특히 한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강철 냉장고 문에 약 0.6㎝ 깊이의 흠집을 낸 사례를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힘이 "인간의 두개골을 충분히 골절시킬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문제 제기는 오히려 경영진의 반발을 불렀다는 게 소장의 핵심 내용이다. 그룬델 측 변호인단은 그가 안전 관련 경고를 전달한 지 불과 며칠 만인 지난 9월에 회사가 '불명확한 사업 방향 변경'을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결정이 단순한 인력 조정이 아니라 안전 개선 요구를 가로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또한 그룬델은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던 제품 안전 계획이 투자 라운드 종료 직후 폐기됐다고 지적, "이와 같은 행위는 투자자를 오도하는 사기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주장했다.

    피겨AI 측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 기술적 진보와 안전의 우선순위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는 평가다.

    2022년에 설립된 피겨AI는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인간 대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주력하는 중이다. 지난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로부터 6억7500만 달러(약 9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빅테크로부터 주목받았다. 이로 인해 피겨AI의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약 3조4700억원)로 급상승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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