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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여객기 참사'로 딸 잃은 아버지 영면…아픈 몸 이끌고 릴레이 시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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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김애린 KBS 기자 부친 김경학 민중미술가

    뉴스1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6일 전남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와 안전을 기원하는 유등행사를 개최했다.(유가족협의회 제공) 2025.10.6/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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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민중미술가 김경학 씨(63)가 영면했다.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를 한 달 앞두고다. 그의 딸 고(故) 김애린 기자는 작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179명 중 한 명이다.

    KBS광주방송총국 소속이던 김 기자는 사건·사고, 자연 재난 현장에 빠짐없이 달려가고, 몸을 낮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당시 참사로 황망하게 딸을 떠나보낸 김경학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섰다.

    '우리 179명은 왜 죽어야 했나. 눈물로 적신 활주로, 가족 잃은 슬픔을 아는가'라는 손팻말을 든 고인의 1인·릴레이 시위는 서울 여의도 국회, 광주송정역 등을 가리지 않았다.

    그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 피해를 키운 콘크리트 둔덕형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이유,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고인은 생전에 "국토부 사조위의 사고조사 보고서가 나오기 전엔 누구에게도 사고 원인이나 사망 원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살아남은 자가 죽은 자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믿음으로 움직인다"며 딸을 기렸다.

    그는 그렇게 딸을 잃은 아픔을 가슴에 품고 300일 넘게 '진상 규명'을 외쳤다.

    유족과 지인들은 25일 오전 전남 나주 금암성당에서 끝내 참사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고인을 배웅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도 이날 장례미사에 참석, '12·29 기억시민모임' 공동대표이자 유가족대표단의 숨은 리더였던 고인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함께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고인은 아픈 몸으로 1인 시위를 이어갔고,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투쟁했다"며 "다만 어떤 진실도 알지 못하고 떠나 우리 슬픔과 안타까움은 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제주항공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참사 유족들과 소통하겠다. 충분히 이야기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가족협의회는 "바뀐 건 없었다"고 한다.

    사조위는 12월 4~5일 사고조사 공청회를 예정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사고 원인 등이 발표될 전망이다. 그러나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국토부 산하 사조위의 활동을 '셀프 조사'로 규정하고 공청회 연기와 사조위의 조사 활동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인은 1인 시위 중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중 어느 하나 이뤄진 게 없다. 179명의 죽음이 갈수록 갈수록 잊혀 가는 것만 같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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