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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이면도로서 아찔하게 오가던 세 살 아이…시민·경찰 대응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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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은 보호, 경찰은 신속 수색
    무사히 부모 품으로


    한국일보

    경기 군포시에서 실종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가는 시민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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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군포시의 주택가 도로에서 홀로 헤매던 세 살 남자아이가 시민과 경찰의 신속한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과 군포경찰서에 따르면 세 살 아이는 지난달 8일 오후 1시 20분쯤 군포시 한 주택가의 이면도로에서 길을 잃었다. 내복 차림이었고, 신발도 신지 않아 발은 새까맸다. 대형 청소차 등이 수시로 다녀 사고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다.

    겁에 질린 아이는 이리저리 오가다 급기야 차들이 많은 큰 도로 부근까지 내달렸다. 아찔한 상황에서 아이를 막아선 것은 옆을 지나던 시민 박한균·심우철(35)씨. 이들은 아이를 안아 안전한 골목길 한쪽으로 데려간 뒤 집을 찾아주려 했으나 아이는 말이 서툴어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이에 박씨는 아이를 돌보고 심씨는 112에 신고했다.

    3분 뒤 현장에 도착한 군포경찰서 금정파출소 허정원 경위와 경찰관 3명은 아이를 인계했다. 바로 수색에 나섰지만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아이의 집을 찾을수 없었다.

    이때 허 경위의 눈썰미가 빛을 발했다. 짧은 머리카락을 보고 최근에 미용실에 다녀왔을 것으로 짐작한 허 경위는 동료들과 근처 미용실을 찾아가 아이에 대해 물었다. 때마침 아는 손님이 있었다. 아이의 집은 미용실에서 150m가량 떨어진 다세대주택의 지하였다. 베트남 국적의 엄마는 "안방에서 외출 준비를 하느라 집 밖으로 나간 걸 몰랐다"며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허 경위는 "자칫 실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시민들이 돌보며 신고해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포경찰서는 아이를 발견해 경찰 출동 전까지 보호한 박씨와 심씨에게 26일 감사장을 전달했다. 박씨는 "타인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은데 때로는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무관심한 사회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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