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엄마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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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상황이 찍힌 CCTV 영상 갈무리.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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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순간 그냥 몸이 먼저 움직이더라고요.”
지난달 8일 오후 1시 20분께 경기 군포시 번영로 인근 주택가 골목. 점심시간 탓에 차량 통행이 잦아지는 시간이었지만, 좁은 골목 끝에서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맨발인 채 도로 쪽으로 걸어 나오는 세 살가량의 아이. 바로 옆에서는 청소차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본 회사원 박한균씨(35)와 초등학교 동창인 심우철씨(35)는 거의 동시에 아이에게 달려갔다. 박씨는 아이를 두 손으로 들어 안전한 골목 안쪽으로 데려왔고, 심씨는 즉시 112에 신고했다. 박 씨는 “저러다 차가 오면 큰일 나겠다 싶어 바로 뛰어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이 곁으로 다가가 보니 신발은커녕 보호자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눈에 띄는 시간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혹은 아이가 더 멀리 이동했더라면 ‘단기 실종’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놀아주고, 주변 시민들에게 “혹시 이 아이 집이 어디인지 아느냐”고 묻고 다녔다. 하지만 단서는 없었다.
잠시 후 금정파출소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아이를 인계받은 허정원 경위와 경찰관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골목 수색에 나섰다. 아이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짧게 정리된 머리가 눈에 띄었다.
“혹시 근처에서 머리를 자르지 않았을까.”
이 같은 생각에 경찰은 곧바로 인근 미용실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파마를 하고 대기 중이던 한 손님이 말을 건넸다.
그는 “이 아이 집을 알고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길 안내까지 나섰고, 경찰은 마침내 아이를 가족에게 안전하게 인계할 수 있었다. 외출 준비로 방에 있던 아이의 엄마는 “잠깐 사이에 나간 줄도 몰랐다”며 시민과 경찰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군포경찰서는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 박한균·심우철 씨에게 지난 25일 감사장을 전했다. 김평일 군포서장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두 분의 세심한 관심과 행동 덕분에 아이를 신속하게 가족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두 시민을 경찰청 ‘아동안전 시민상’ 후보자로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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