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배당형에 80% '공격적' 투자
국내 ETF·조선·방산·원자력 쏠려
30대 미만은 나스닥 등 해외 ETF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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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은 '투자고수' 1,500명의 연평균 수익률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는데, 고수익 배경은 조선·방산·원전 등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포트폴리오였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투자 고수들은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8.8%다. 3년 연평균 수익률도 16%에 달했다. 이는 가입자 전체 평균(1년 4.2%·3년 4.6%)의 최대 9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퇴직연금 고수는 퇴직연금 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하면서 적립금 잔고가 1,000만 원 이상인 가입자 중 수익률을 기준으로 연령별·권역별로 선정된 1,500명이다.
고수들은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 ETF와 채권 등 '실적배당형'에 투자하는 공격적 성향이 짙었다. 실적배당형 투자 비중은 79%에 달했다. 특히 대기성 자금 비중도 8%로 높아,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도록 여유자금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실적배당형 상품 중에서는 주식형 펀드가 주력이었다. 주식형 투자비중이 70%에 달했는데 이는 퇴직급여법상 위험자산 투자한도(70%) 최대치다.
국내펀드도 투자비중도 높았다. 61%로 해외펀드(31%)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펀드 중에서는 ETF 비중이 75%로 높았는데, 고수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펀드 상위 10개 중 8개가 ETF였다. 국내 주식시장 상승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로 능동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특히 고수들은 테마형 ETF에 집중투자했다. 상위 3개 펀드가 '조선TOP3플러스', 'K방산', '원자력iSelect'로 조선·방산·원자력 ETF였다. 해외 ETF 중에서는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미국테크TOP10INDXX' 등 미국 빅테크 선호가 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는 금 ETF와 파생상품형 ETF가 순위권에 올라오는 등 자산 구성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초년생은 미국 지수형 ETF, 60대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고수의 연령대별로 투자성향 차이가 뚜렷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30대 미만 청년층은 나스닥, S&P500 등 미국 지수형 ETF 선호가 강했다. 적립금 기준 상위 10개 펀드 중 7개가 해외 ETF였다. 60대 이상은 국내 조선·방산 등 테마형 ETF 투자비중이 높긴 했지만, 고배당 펀드나 중국 펀드 비중을 늘려가는 등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현상이 역력했다. 30대 미만 사회초년생은 투자경험이 짧아 지수형 ETF에, 은퇴를 앞둔 60대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연령대별 수익률을 보면 테마형 ETF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40대가 가장 높았다. 40대의 1년 연평균 수익률은 50.8%로 30대 미만(13.5%), 60대 이상(24.9%)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업이 바쁜 근로자들은 고수들처럼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쉽지 않겠지만, 퇴직연금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풍요로운 노후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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