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26% 감소, EU 등에는 12% 증가
전통·신산업 과잉 생산, 해외 저가 수출로 해소
아프리카·중남미 수출 급증…장기적 영향력 확대
사진=셔터스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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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 충격, 아세안 경유로 완충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최근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 가속화 현상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미국향(向)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했지만 유럽연합(EU), 아세안, 아프리카 등 기타 국가로의 수출은 12%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국 집중도를 나타내는 HHI(Herfindahl-Hirschman Index)는 2025년 중 크게 하락했다.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는 2018년 1차 미·중 무역갈등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의 관세 조치 이후 중국의 대(對)아세안 수출이 급증하며 ‘중국→아세안→미국’ 경로로 일부 대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집중으로 아세안이 보완 생산기지로 부상했고, 중국의 아세안 투자액은 2010~2014년 24억달러에서 2020~2024년 101억달러로 급증했다. 교역 규모 역시 3098억달러에서 7435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2025년 1~3분기 기준 HS 2단위 97개 품목 중 68개 품목에서 미국 수입 비중이 줄어든 반면 아세안 수입 비중은 동시에 증가했다.
중국은 철강,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신산업과 전통 산업에서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 국내 수요 부진과 규제 강화로 인해, 저가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분산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 생산 규모는 국내외 수요를 크게 초과하며 EU 수출이 늘고 단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분석에 따르면 내수 부진 부문에서 수출이 더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며, 구조조정을 통한 과잉생산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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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남미로 영향력 확대
중국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강화 속 신흥국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2025년 1~3분기 기준,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수출은 전년 대비 27.9%, 중남미(멕시코 제외) 수출은 11.5% 증가했다.
라이베리아로의 선박 인도 급증, 북아프리카 지역 승용차 수출 확대, 일대일로 사업 기반 아프리카 투자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에서 승용차·가전 수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한은 연구팀은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를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대규모 내수시장과 선진국·신흥국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등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로 원가 절감 효과까지 누리면서 다변화 전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 연구팀은 “앞으로 미·중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단기적으로 미국향 수출 감소를 완충하고, 중장기적으로 신흥시장 중심으로 ‘Made in China’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경쟁력이 결합될 경우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며 “한국, 독일, 일본 등 기존 제조업 중심국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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