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청주 50대 여성 살해 사건, 계획범죄 정황 속 경찰 부실 대응 지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지난달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장기 실종 여성의 SUV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주 50대 실종 여성 살해 사건’ 피의자가 범행 뒤 가짜 번호판, 갓길·역주행 운행, 자전거 이동 등으로 경찰 수사망을 피하는 등 치밀한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실종 15일이 넘어서야 범죄 수사에 착수했고, 유족 등이 피의자 존재를 알렸지만 3주가 지나서야 참고인 조사를 하는 등 부실 대응 지적이 나왔다.



    충북경찰청은 1일 ‘청주 50대 실종 여성 살해 사건’ 관련 수사 브리핑에서 “살인 피의자 김아무개(54)씨는 피해자 실종 당일인 지난달 14일 밤 9~11시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주차된 피해자 차량 안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동기, 범행 도구인 흉기 등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 발표에서 김씨의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난다. 김씨는 범행 뒤 피해자 주검을 비닐 포대(마대)에 넣어 자신의 차량으로 옮긴 뒤 거래처인 음성의 한 업체 폐수 처리조에 숨겼다. 피해자 차량은 손수 제작한 가짜 번호판을 단 뒤 10월16~24일 청주 내수의 거래처에 숨겼다가 10월24~11월24일엔 음성의 거래처로 이동해 은닉했다. 경찰이 자신의 거래처 등으로 수사망을 좁혀 오자 지난 24일 이 차량을 충주호에 버렸다. 돌아올 땐 자전거로 충주시내까지 이동한 뒤 택시로 귀가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김씨는 차량으로 이동할 때 거리의 방범 카메라 등을 의식해 갓길·역주행 등으로 수사망을 피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전자 법의학 수사(포렌식)에선 ‘살인’, ‘죽는 법’, ‘거리’, ‘폐회로 텔레비전(CCTV)위치’ 등을 검색한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범인은 흉기를 준비하지 않는 등 부인하지만 계획범죄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잔혹성 등을 이유로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의 부실 초동 수사 지적도 나온다. 피해자의 연락이 끊긴 이틀 뒤 가족은 실종 신고를 했다. 이후 청주흥덕경찰서는 가족·주변 면담, 차량 동선·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다. 특히 가족이 피의자 등 주변 인물의 존재를 알렸지만 15일 동안 실종 수사를 진행하다 지난 10월30일 본격적으로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로부터 11일 뒤 피의자 김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한 뒤 피해자 실종 당일(10월14일) 등 현장부재증명(알리바이)이 석연치 않은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으며, 이틀 뒤 형사 등 8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충북경찰청 형사기동대가 50여명으로 확대한 전담팀을 꾸린 곳은 지난 21일이었다. 이후 피의자 거래처 등으로 수사망을 좁히면서 피해자 차량과 주검 등을 찾은 데 이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실종 44일 만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늦은 부분, 많은 시일이 걸린 부분 등은 아쉽게 생각한다. 수사를 마무리한 뒤 공·과를 따져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참여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