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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물가와 GDP

    휘발유부터 키위·망고까지....고환율에 들썩이는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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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발 인플레 우려에 지난달 물가상승률 2.4%
    국제유가 하락에도 기름값 상승, 수입 과일도


    한국일보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수입 열대과일을 고르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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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환율에 소비자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류 물가는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하락세인 국제유가와 정반대 흐름이다. 망고나 키위 등 주요 수입과일 가격도 상승 폭을 확대했다. 가공식품 등 수입 원자재로 만드는 물품의 가격과 환율 간 시차를 감안하면, 향후 소비자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과 동일한 수치로, 최근 소비자물가는 9월(2.1%) 이후 3개월 연속 2%대를 웃돌고 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계상승률이 2.1%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일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에 민감한 품목들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특히 석유류는 5.9% 상승하면서 2월(6.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23%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경유는 10.4% 상승하며 작년 7월(10.5%) 이후 가장 크게 올랐고, 휘발유도 5.3% 오르며 올해 2월(7.2%)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11.1% 하락했으나, 환율이 같은 기간 4.6% 상승한 영향이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는 하락했으나,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석유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입산 가격 상승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뛰었다. 지난달 5.6% 올라 전체 물가를 0.42%포인트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수입과일인 키위(12.0%)와 망고(8.8%)의 가격이 급상승했다. 갈치(11.2%)와 고등어(13.2%) 등도 수입산 가격이 오르며 10%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겨울철 주요 소비 과일인 귤은 수요 증가로 26.5%나 뛰었다.

    환율발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도 시차를 두고 오르기 때문이다. 이 심의관은 "석유류는 (환율 상승) 1, 2개월 내에 물가에 반영되고 수입 농수산물도 빠르게 적용되지만, 가공식품이나 공산품의 환율 반영은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높아진 환율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의 기저영향과 기상악화, 환율 상승 등에 영향을 받았다"며 "먹거리·석유류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주요 품목별 가격 및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변동요인에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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