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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건강 관리하고 부업도 가능 … 국가공인 생활체육지도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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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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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골프를 시작한 직장인 배근혁 씨는 올해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시험에 응시했다.

    단순히 골프를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로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자격증 취득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복지·문화센터,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학교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르쳐 부수입을 올리거나 제2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도 도전 의지를 높였다. 이처럼 수영, 배드민턴, 테니스, 파크골프 등 여러 종목에서 취미를 넘어 전문 자격 획득에 도전하는 생활 스포츠인이 많아지고 있다.

    5일 매일경제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2016년부터 10년간 체육지도자 필기시험 접수 인원을 분석한 결과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인 8만1362명이 응시했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국가가 공식 인정·운영하는 체육지도자는 1·2급 전문스포츠지도사, 1·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노인스포츠지도사 등 총 9개로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에 매년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리고 있다.

    2016년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에 도전한 인원은 2만6179명이다. 이후 계속해서 증가한 응시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다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고 올해 6만1697명으로 껑충 뛰었다. 단기간에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응시자가 크게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스포츠 활동을 통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이들이 많아서다. 또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는 MZ세대의 자기 계발 성향과 제2의 직업 또는 부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몇 가지 요소가 겹치면서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가 전 세대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체육지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격 취득자의 84.1%가 경제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이 중 체육 관련 분야 종사자는 74.8%이고 연평균 소득은 약 4191만7500원으로 집계됐다.

    이정학 경희대 체육대학 교수는 "과거에는 운동을 하는 목적이 건강, 취미,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유가 다양해졌다"며 "단순한 운동 차원을 넘어 전문성을 지닌 자격 취득으로 확장해 운동을 바라보는 시대가 왔다. 이로 인해 아마추어지만 프로 이상의 실력과 전문성을 추구하는 '프로추어'가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필기, 실기·구술, 연수까지 세 가지 과정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66개의 자격 종목 중 가장 많은 인원이 기록된 건 보디빌딩이다. 지난해 처음 3만명을 돌파한 보디빌딩에는 올해 3만1109명이 필기시험에 응시했다. 수영과 골프, 배드민턴, 복싱 등에도 많은 응시자가 몰렸다.

    최근 가장 증가폭이 큰 종목은 파크골프다. 2016년 파크골프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응시자는 5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9년 처음 100명을 돌파했고 2023년 964명까지 급증했다. 올해는 2866명의 응시자가 몰리며 3370명의 골프와 격차를 더욱 줄였다. 10년간 파크골프 종목 응시자는 약 52.1배 늘어났다.

    체육지도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한 관계자는 "파크골프 응시자가 최근 5년 사이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파크골프의 인기가 매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얼마 지나지 않아 5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스포츠지도사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여러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우선 다양한 종목에서 전문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 국민의 운동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또 지역마다 생활체육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초보자·노년층·장애인 등 맞춤형 지도가 가능해지면서 건강 증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스포츠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 체육시설과 강습 프로그램 수요 확대, 강사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를 포함한 체육지도자 지원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테니스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에 도전한 직장인 박태우 씨는 "러닝 크루가 늘어나는 것처럼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시험을 함께 준비하는 동호인이 정말 많아졌다. 필기와 실기·구술, 연수까지 같이하는 문화가 생기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자격증 획득에 도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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