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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로봇이 온다

    리브스메드 수술로봇 '스타크', 세계 1위 다빈치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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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복강경 수술 기구 기업 리브스메드가 내년 하반기 원격 수술로봇 스타크(Stark)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세계 1위 제품 다빈치(da Vinci)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개발한 다빈치는 연간 매출만 12조원에 이르는 전 세계 수술 로봇 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이데일리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가 5일 여의도 페어몬트에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리브스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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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가격·생태계' 3박자 갖췄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는 지난 5일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다빈치는 관절이 최대 60도까지만 꺾여 깊은 부위나 사선 방향에서는 한 번에 봉합이나 절개가 어렵지만 스타크는 90도까지 꺾여 의사가 의도한 각도로 바로 접근할 수 있다"며 "의사가 원하는 모든 동작을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타크가 다빈치 보다 성능·가격·생태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빈치가 구축해온 고가·고점유율 구조에 현실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로봇 수술 시장에서 아직 채워지지 않은 영역을 우선 공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크의 기술적 기반은 리브스메드의 다관절 복강경 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이다. 아티센셜은 기존 일자형 기구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상하좌우 90도 관절 동작을 구현한 세계 최초의 핸드헬드 기구로, 복잡한 해부 구조에서도 정밀한 미세 조작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복강경 시장에서도 약 15%의 침투율을 확보하며 초기 사용 단계를 넘어 '얼리 모저리티(early majority)' 단계로 진입했다.

    이 대표는 "로봇 역시 동일한 90도 관절 기술을 적용해 기존 로봇이 도달하지 못하는 공간까지 수술 접근을 확장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크는 단순 수술 로봇을 넘어 원격 수술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리브스메드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조종 콘솔과 로봇 팔을 약 3000km 떨어진 서로 다른 주(州)에 배치해 원격 복강경 수술을 구현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시연에 참여한 외과의들은 "수천 km 떨어져 있어도 손끝 감각과 관절 제어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가격 구조도 스타크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구체적 판매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회사는 다빈치 대비 '수 분의 1' 수준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계획이다. 현재 다빈치는 본체 가격만 약 30억 원에 달하고 여기에 연간 2억5000만원의 유지보수비가 추가된다.

    수술 한 건마다 집게·가위 등 고가 소모품 비용이 약 450만원씩 발생해 비급여 구조 특성상 환자 부담은 1000만~3000만원까지 치솟는다.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는 구조로 짜여 있다.

    이 대표는 "스타크는 기존 구매 방식이 아닌 구독형 모델을 도입해 초기 도입장벽을 대폭 낮출 것"이라며 "수술당 재료비 부담도 지금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투자 회수와 손익분기점(BEP)을 신중히 따지는데 리브스메드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리브스메드의 또 다른 강점은 기구·카메라·로봇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회사는 로봇팔만 만드는 기업들과 달리 △핸드헬드 기구 △혈관봉합기 △스테이플러 △복강경 카메라 △로봇까지 최소침습수술에 필요한 전 구성 요소를 모두 직접 개발했다.

    특히 핸드헬드 기구·고급형 기구·카메라·로봇을 한 회사가 모두 갖춘 사례는 전 세계에서 리브스메드가 유일하다. 병원 입장에서는 공급사가 분절돼 있을 때 발생하는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구·영상·로봇 간 호환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는 설명이다.

    "내년 매출 1500억, 흑자전환 목표"

    스타크는 내년 3분기 국내 인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승인 시 4분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어 2027년 하반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스타크 출시가 로봇 수술 시장의 고정된 가격 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수술로봇 시장은 사실상 다빈치 독주 체제였다. 기구·소모품까지 묶인 '록인(lock-in) 구조'가 강해 신규 진입이 어려웠다. 리브스메드가 가격을 낮추고 생태계를 갖춘 제품을 내세울 경우 다빈치의 고가 전략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리브스메드는 2022년 97억원, 2023년 173억원, 2024년 2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각각 169억원, 239억원, 265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리브스메드는 내년부터 혈관봉합기 아티씰(ArtiSeal), 수술용 스테이플러 아티스테이플러(ArtiStapler), 복강경 카메라 리브스캠(LivsCam) 등 주요 제품군이 동시에 매출에 반영된다. 리브스메드는 매출 1500억원과 연간 흑자 전환을 제시했다. 2027년에는 매출 3200억원, 영업이익률 20%대 수준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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