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 /사진제공=콘텐츠웨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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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이 과거 소년범 전력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하자 법조계 일각에서는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는 7일 SNS(소셜미디어)에 "조진웅은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저질렀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청소년 범죄는 처벌하면서도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 특징이다.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소년(조진웅)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해 사회적 인정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일이다. 지금도 어둠 속에서 헤매는 청소년에게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했다.
한 명예교수는 조진웅이 그간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살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누구나 이력서, 이마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되레 이런 전력을 실명으로 공개한 언론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한 명예교수는 "누군가 어떤 목적을 위해 수십 년 전 과거사를 끄집어내 현재 성가를 생매장하려 한다면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좋아했던 독립운동가들에 관해 일제는 어떤 개인적 약점을 잡아 대의를 비틀고 생매장하는 책략을 구사했다"며 "연예인은 대중 인기를 의식해야 해 어쩌면 가장 취약한 존재인데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 조진웅이 지난해 10월 1일 부산 중구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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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변호사도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박원순(1955~2020)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5일 SNS에 "소년법 목적에 비추어보면 현재 성인이 된 모 배우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며 "사회 도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온통 너덜너덜하다"고 썼다.
소년법 제1조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성행을 교정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는 조항과 제68조 '소년법에 따라 조사, 심리 중인 사건에 관해 소년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보도할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조항을 언급한 것이다.
조진웅 과거 범죄 전력은 지난 5일 디스패치에 의해 공개됐다. 매체는 조진웅이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차를 훔치고 이 차를 이용해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또 2003년 연극배우 시절 폭행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음주운전 전과도 있다고 했다.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성폭행 관련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냈다.
소년범 전력을 사실상 인정하며 비판이 거세지자 조진웅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준 모든 분께 실망을 준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지난 과오에 관해 내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며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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