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규가 5일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 뒤 관객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나고야/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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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한국 피겨 역사를 써내려가고 싶다.” 다부지게 말하는 이 소년은 이제 차준환(24·서울시청)을 잇는 한국 피겨계의 차세대 주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지난 5일에 또 한 번 일을 냈다.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남자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녀 통틀어서는 김연아(은퇴) 이후 20년 만이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모두 우승한 것도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서민규. 나고야/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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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2008년생, 18살 서민규(경신고)다. 2023~2024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금메달(튀르키예 대회)로 두각을 나타냈는데, 올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기술과 예술에서 모두 뛰어나다. 이번 대회에서도 쇼트프로그램 84.82점, 프리스케이팅 171.09점으로 ‘올 클린’ 연기를 펼쳤다. 총점 255.91점은 개인 최고 점수. 주니어 최강 나카타 리오(249.70)를 제쳤다.
엄청난 노력의 성과다. 그는 피겨 선수 출신이자 지도자인 어머니(김은주 코치)의 영향으로 피겨를 시작했다. 보통 국외에서 훈련하는 피겨 선수들과 달리 그는 고향 대구에서 줄곧 연습했다. 승부근성과 끈기가 강하고, 훈련량도 많았다고 한다. 2023~2024시즌 이전에는 국제대회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세 바퀴 반 회전)를 성공하지 못했는데, 지난해 4회전 점프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피겨에서 중요한 연기력을 끌어올리려고 영화를 10차례 이상 돌려보면서 배우의 움직임을 따라 했다고도 한다.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서민규. 나고야/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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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규는 이제 시니어 무대로 도약한다. 2026~2027시즌부터 세계 정상급 성인 선수들과 경쟁한다. 나이 제한 때문에 내년 2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성인 무대에서 그가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감이 높다. 그는 지난달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차준환(255.72점)을 제치고 전체 1위(262.84점)에 올랐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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