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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코리안리거들의 몇 년째 이어져 온 익살스러운 전통이 또 한 명의 ‘희생자’를 만들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신예 수비수 다카이가 한국 대표 공격수 손흥민에게 배운 장난스러운 한국어를 공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성이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후, 한국 선수들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농담을 통해 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왔다. 그 대표적인 장난이 바로 외국인 동료들에게 한국어 문장 “나는 바보입니다”를 가르치는 일이다. 짧고 단순하지만, 배우는 입장에서는 무슨 뜻인지 모른 채 천연덕스럽게 말하게 되는 구조여서 팀 내 화제가 되기 일쑤였다.
이 장난의 ‘원조’는 박지성이었다. 당시 맨유 동료였던 파트리스 에브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툰 발음으로 “나는 바보입니다”를 외치며 폭소를 안겼다. 박지성이 농담 삼아 알려준 문장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었고, 그 순간은 뒤이어 등장한 여러 코리안리거들에게 일종의 전통처럼 굳어졌다.
시간이 지나며 피해자는 늘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김민재는 팀의 베테랑 토마스 뮐러에게 똑같은 한국어를 가르쳤다. 뮌헨 공식 채널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김민재가 “나는 바보입니다”를 말하도록 선수들을 유도했고, 뮐러와 더 리흐트가 이를 정확한 발음으로 따라하며 웃음바다가 됐다. 김민재가 “그 말은 나는 바보라는 뜻이야”라고 설명하자 선수단은 한 번 더 폭소했다.
이 문화는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에서도 이어졌다. 스완지 시티의 엄지성이 이적한 뒤 동료 조슈아 케이가 “나는 바보입니다”를 말하는 장면이 구단 SNS에 올라오며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손흥민에게 ‘당한’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토트넘 공식 채널과 인터뷰를 진행한 2004년생 수비수 다카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어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바보”를 꼽았다. 다카이는 웃음 섞인 표정으로 “무슨 뜻인지 안다. 바보라는 뜻이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 형이 가르쳐줬다. 쏘니가 나에게 '너는 바보야'라고 했다”고 설명하며, 손흥민의 장난스러운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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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지 말장난 때문이 아니다. 낯선 환경에서 한국 선수들이 팀 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가벼운 농담을 통해 벽을 허물고, 동료들이 한국어를 따라 하며 함께 웃는 과정은 팀 내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손흥민, 박지성, 김민재로 이어지는 이 ‘전통’은 이제 한국 선수들이 세계 각지의 팀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화가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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