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롯데리아 회동’ 내란 중요임무 혐의
사실상 모든 질문에 답변 안해
특검엔 “잘 보고 질문하라” 맞받기도
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 쪽을 바라보며 증언하고 있다. 이날 노 전 사령관은 사실상 모든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공판 중계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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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귀찮으니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발언해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8일 윤 전 대통령 재판을 열고 노 전 사령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인 지난해 11∼12월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 등과 경기 안산시에 있는 롯데리아 매장에서 회동하는 등 계엄을 사전 준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올 1월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김 전 장관을 통해 정보사의 인적 정보를 넘겨받은 것은 아닌지 캐물었다. 이에 대해 노 전 사령관은 이날 재판에서 일부 질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다. 특검이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노 전 사령관에게 “원래 (지난해) 11월 대수장(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에서 부정선거에 대해 교육하려고 했던 게 맞느냐”고 묻자 노 전 사령관은 “그때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못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머지는 귀찮으니까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노 전 사령관은 사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해 경직된 표정을 하고 한숨 섞인 말투로 사실상 모든 신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언 거부의 경우 본인이나 가족이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을 때 하는 것이고 말씀하기 싫어서 거부하는 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이 맞다”며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그런 취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노 전 사령관은 특검 측 질문에 대해 “내용을 안 읽냐” “잘 살펴보고 질문하라”며 다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검이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제시하면서 “부정선거를 확인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지시한 것이냐”고 묻자 노 전 사령관은 “그 밑에 ‘이걸 가지고 대수장 교육’이라고 쓰여 있는데, (대화 내역을) 안 읽으시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노 전 사령관은 계엄 모의 정황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는 70쪽 분량의 수첩에 대해 “TV를 보는데 ‘야인시대’가 나오길래 김두한을 쓴 것”이라며 “상관에게 보고할 때 저렇게 써서 보고하느냐”고 주장했다. 이 수첩엔 다수의 정치 사회계 인사 이름과 함께 ‘수거 대상’이라고 적시돼 있으며, ‘D-1’ ‘D’ 등 날짜별로 비상계엄 계획을 세운 정황과 ‘담화’ ‘출금(출국금지) 조치’ 등이 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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