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0 (수)

    25조 달러 광물 매장량, DR콩고의 비극 [오늘, 세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한국일보

    4일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오른쪽)과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주도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민주콩고공화국과 르완다는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과 르완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로 30여 년의 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릭스 치세케디 DR콩고 대통령과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대,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옛 미국평화연구소)'에서 평화협정 체결식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을 '워싱턴 협정'이라 명명하고 △영구적 휴전과 비국가 무장세력의 무장 해제 △난민 귀환 조치 등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자원이 풍부한 DR콩고 동부에서는 정부군과,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M23 반군 사이에 전투가 계속되어 왔다. 올해 초, M23은 이 지역 주요 도시를 모두 점령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선 지금도 교전이 보고되고 있으며, M23 반군은 여전히 세력을 확대하고 통제력도 강화하고 있다. 며칠 전에도 정부군 대변인은 '반군이 남키부 주의 마을을 상대로 새로운 공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23도 정부군이 부룬디 군대와 공모하여 공군과 지상군을 동원해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비난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르완다 군대가 "M23 작전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서에 밝혔지만, 르완다는 부인하고 있다. 르완다는 1994년 르완다 제노사이드를 자행한 전투원도 포함된 민병대(르완다 해방을 위한 민주 세력·FDLR))의 위협 때문에 DR콩고 동부에서 방어 조치를 취해 왔다고 주장한다. 카가메는 FDLR의 무장해제를 주장하는 반면, DR콩고는 르완다 군대가 자국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평화협정에도 두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전에도 DR콩고 정부는 FDLR의 무장 해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M23도 점령한 영토를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M23은 이 지역 분쟁의 주요 행위자임에도, 평화협정 체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M23은 대신 카타르가 주도하는 평화 프로세스에서 DR콩고 정부와 협상 중이다. 카타르와 미국은 중재 노력을 공조하고 있다. 카타르는 르완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미국은 DR콩고와 더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주도하는 것은 이 지역에 약 25조 달러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생산 등에 필요한 핵심광물들이 매장되어 있다.

    한국일보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