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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얼죽신’ 옛말, 20년 넘은 헌 아파트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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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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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이 한풀 꺾이며 서울 구축 아파트 몸값이 뛰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0.19%로, 전체 연령별 아파트 중 1위를 기록했다.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와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각각 0.17%, 0.16%였다. 통상 준공한 지 10년이 지나면 구축 아파트로 분류하는데, 재건축 연한(30년)에는 한참 못 미치는 ‘10년 초과∼15년 이하’, ‘15년 초과∼20년 이하’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0.11%로 가장 낮았다.

    준공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신축 아파트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11월 셋째·넷째 주 20년 초과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0.21%, 0.20%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상승률(0.20%, 0.18%)을 웃돌았다.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 들어 강화되고 있다. 6·27,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대출 규제는 강화됐으나 비싼 새 아파트를 사들이긴 쉽지 않자, 낡은 집에 살며 재건축까지 버티는 ‘몸테크’로 전략을 선회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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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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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축 아파트 집값 급등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재건축이 기대되는 오래된 구축 아파트에 수요가 쏠렸다”라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며 구축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축 아파트 공급 물량 자체가 줄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규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서울은 재건축 등 정비 사업 외엔 이렇다 할 공급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7681가구지만, 내년엔 9600여 가구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후년인 2027년에도 8200여 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 사업을 통한 신규 아파트 공급 외엔 특별한 대안이 없다”며 “재건축 사업 규제가 완화되기도 한 만큼 우수하고 사업성이 담보되는 구축 단지 위주로 수요는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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