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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부산행 OK 관중 완충…한전은 관중 누전도 OK? [발리볼 비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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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배구 남자부 (관중) 1위 구단이 되겠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올해 6월 24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8일 현재까지 저 말은 거짓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자부뿐 아니라 프로배구 전체를 통틀어 평균 관중 1위 구단이 됐으니 말입니다.

    동아일보

    부산 강서체육관을 가득 채운 프로배구 팬. OK저축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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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까지 OK저축은행 안방경기를 관람하러 부산 강서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평균 3251명입니다.

    안산 상록수체육관을 안방으로 쓰던 지난 시즌(1522명)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이번 시즌 2위인 여자부 흥국생명(2955명)과 비교해도 10% 이상 많은 인원입니다.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개업발’이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남자부 2위 현대캐피탈(2750명)보다 관중 숫자가 18.2% 많아 남자부 1위는 안정권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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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손해보험 임시 안방 구장 경민대 기념관은 1877석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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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남녀부를 통틀어 관중을 가장 불러 모으지 못하고 있는 한국전력(1116명)은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이번 시즌에 관중이 1000명도 찾지 않은 경기가 두 번 있었는데 모두 한국전력 안방경기였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난달 6일(654명)과 이달 5일(837명) 경기 모두 상대 팀이 OK저축은행이었습니다.

    한국전력과 수원체육관을 안방으로 함께 쓰는 여자부 현대건설 경기에는 거의 두 배 많은 2118명이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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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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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도 2019년 본사(전남 나주시) 인근에서 가장 큰 도시인 광주로 연고지를 이전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한국전력보다 2.5배 정도 많은 관중을 모은 이유 가운데 ‘본사가 있는 경북 김천시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사실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김천시 인구는 약 13만6000명 정도로 수원시(약 119만 명)와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전력도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건 아닐까요?

    동아일보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 OK저축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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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프로야구 SK(현 SSG)에서 마케팅과 홍보 업무를 맡았던 ‘PR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은 같은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모두 지낸 ‘배구인 출신’입니다.

    권 단장은 성과에 따라 언제 옷을 벗을지 모르는 ‘김 부장’ 신세입니다.

    김 단장은 실업배구 시절 사원 신분으로 한국전력에 입사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마 안 될 겁니다.

    그래도 남자부 인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소리가 들린 지 한두 시즌이 아닙니다.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보다 강할 수 없다(A chain is no stronger than its weakest link)’는 영어 속담을 떠올릴 때가 된 건 아닐까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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