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방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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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당시 만삭의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입대했다가 전사한 호국영웅이 75년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귀환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00년 강원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수습된 국군 전사자가 이재식 일병(당시 30세)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경북 영천 출신인 이 일병은 1950년 10월 입대해 735고지 전투(1951년 8∼9월, 양구), 금화-금성 진격전(1951년 10월, 철원) 등에 참전했고, 1952년 11월 저격능선 전투에서 중공군과 교전 중 전사했다.
저격능선 전투는 국군 제2사단이 중부 전선 ‘철의 삼각지대’의 전략적 요충지인 저격능선을 탈환하기 위해 중공군 제29사단과 벌인 고지 쟁탈전이다.
딸 이춘예 씨(79)는 2007년과 2015년 유전자 시료를 군에 제출했었지만, 당시 분석 기술로는 부녀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발전된 기술로 여러 차례 재분석을 거쳐 고인의 신원을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군은 이날 동해시 보훈복지회관에서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유가족에게 신원확인 통지서와 유품을 전달했다.
이춘예 씨는 “아버지 유해가 돌아온다고 하니 기쁨에 몇 날 며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동안 서울 현충원 위패 봉안관에 참배할 때마다 묘비석이 세워진 분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이제 아버지의 비를 세우고 어머니와 합장해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비석 앞에 꽃을 놓고 자리 펴고 절하고 싶었는데 제가 죽기 전에 그 꿈을 이루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제 죽어도 소원이 없다”고 소회를 전했다.
고인은 올해 국유단이 19번째로 신원을 확인한 호국영웅이다. 이로써 유해 발굴 사업 시작 이래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67명으로 늘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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