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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트럼프, ‘차상위’ H200제품 중국에 수출 허용...한국은 HBM 수혜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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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젠슨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지난 4월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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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블랙웰·루빈과 같은 최첨단 칩의 판매는 여전히 제한하면서도 기존 허용되던 H20 칩의 상위 버전을 중국시장에 풀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엔비디아가 중국 및 다른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H200은 최신 아키텍처(설계구조) 블랙웰의 전 세대인 호퍼를 적용한 AI 칩이다. 싱크탱크 진보연구소에 따르면 H200은 현재 중국 수출이 허용되는 H20보다 최대 6배 이상의 성능을 자랑한다. 2022년 대중 수출 규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에 판매되는 가장 최첨단 AI 칩인 셈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 강화 속에서도 반도체 기술력을 발전시켜왔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나 반도체 장비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체 AI 칩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게 자국산 칩 의무사용 방침을 내려, 칩 자립화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옥죄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수출 통제를 풀어야 한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처럼, 기술 발전에 따라 한세대씩 뒤처진 AI 칩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다. 전병서 중국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H200 수출 허용은 규제 레버리지가 약화하였음을 자인한 꼴”이라며 “화웨이가 첨단 칩 910C와 같은 엔비디아 대체재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차라리 칩을 팔아 경제적 실리를 챙기고 다른 협상 카드를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 25%를 미국 정부에 납입한다. 기존에 거론되던 정부 몫 수수료 15%보다 향상된 규모다. 트럼프는 이 수익을 자국의 일자리 지원과 제조업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커졌다. 두 회사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만큼, HBM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H200은 HBM3E 8단 제품을 탑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딥시크와 같은 AI 분야의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커지겠지만,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기업의 내수 시장은 줄어들 것”이라며 “자국 칩 사용 의무 규정을 두고 있는 중국 정부가 이 사이에 얼마만큼의 엔비디아 칩 수입을 허용할지에 따라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의 규모도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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