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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비트코인에 다시 올인”… 스트래티지, 폭락장 속 1.3조원 '초대형 매수' [코인 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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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세계 최대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가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비트코인 쇼핑에 나섰다.

    지난달 매수세를 멈췄던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한 시점을 노려 이른바 ‘딥 바잉(저가 매수)’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월가는 회사의 공격적인 행보보다 급격히 줄어든 ‘주가 프리미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주일새 1조3500억 '폭풍 매수'... 자금은 주식 팔아 조달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지난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총 9억6270만달러(약 1조3500억원)를 투입해 비트코인 1만624개를 추가 매입했다. 평균 매입 단가는 9만615달러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대 규모의 매수세다. 11월 17일부터 30일 사이 단 130개를 매입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매수로 스트래티지의 총 비트코인 보유량은 66만624개로 늘어났으며, 전체 보유 가치는 600억달러(약 84조원)를 넘어섰다.

    매수 자금은 대부분 주식 매도를 통해 조달됐다. 스트래티지는 같은 기간시장 가격 조달(ATM) 방식을 통해 보통주 약 510만주를 매각해 9억2800만달러(약 1조 3000억원)를, 영구 우선주 매각으로 3490만 달러(약 490억원)를 확보해 비트코인 곳간을 채웠다.

    공격적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회사의 '순자산가치(비트코인) 대비 시가총액(mNAV)' 비율, 즉 주가 프리미엄의 급락이다.

    한때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의 2.5배에 거래되던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현재 그 비율이 1.1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스트래티지의 본업이나 미래 성장성보다는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량 그 자체만을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퐁 레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월 팟캐스트에 출연해 "주가 프리미엄이 순자산가치(NAV) 대비 1배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 매도를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는 "죽을 때까지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던 마이클 세일러 의장의 기존 철학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해당 발언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최대 '고래'인 스트래티지가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공포심이 확산됐고,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달러 선이 붕괴되며 급락세를 보이다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간신히 회복하는 등 출렁임을 겪었다.

    다만 스트래티지 측은 즉각적인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회사는 주주 환원과 이자 지급 등을 위해 현금성 자산으로 14억4000만달러(약 2조1119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도 빚을 갚거나 주주에게 돈을 줄 수 있는 '완충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JP모건은 최신 보고서를 통해 "스트래티지가 확보한 14억4000만달러의 유동성은 향후 2년간 발생할 이자 비용과 배당금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규모"라며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을 강제 매각해야 할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 월가, 목표주가 줄하향 속 "장기적으론 긍정적" 평가도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0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12만6000달러(약 1억 8200만원)에서 최근 9만달러(약 1억3000만원)까지 28%가량 급락하자, 월가 투자은행(IB)들은 스트래티지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스트래티지의 목표주가를 기존 560달러(약 81만원)에서 229달러(약 33만원)로 59% 대폭 삭감했으며, 번스타인 역시 600달러(약 87만원)였던 목표가를 450달러(약 65만원)로 25% 하향 조정했다.비트코인 가격 약세가 기업 가치 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은행 TD코웬의 랜스 비탄자와 조나단 나바렛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규모 매수는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조치"라며 "향후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한다면, 싼값에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늘린 이번 결정은 매우 현명한 선택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조3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추가 베팅' 소식이 전해진 이날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프리마켓부터 강세를 보인 끝에 전 거래일 대비 2.6% 상승한 183.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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