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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고립시켰더니 ‘AI 자립’… 中 시장 뺏길라 ‘통제된 개방’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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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수출 통제’서 선회 왜?

    中 추격 막기 위해 제한했지만

    딥시크 탄생… 화웨이도 급성장

    최근 유화적인 美·中 관계도 영향

    민주 의원들 “中 무기 향상”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첨단 AI 칩 수출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수출 통제가 중국 경쟁사에 시장을 넘겨줄 뿐이라는 주장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트럼프 마음 돌린 젠슨 황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연설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면서, 이 결정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과 AI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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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H200 대중 수출 허용은 중국에 대한 AI 칩 수출 규제를 완화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가 상업 고객에 대한 심사를 담당한다면 경제 및 국가 안보 우선순위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AI 추격을 막기 위해 엄격한 수출 제한 정책을 시행했지만, 중국 기업인 딥시크와 알리바바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했고 화웨이 역시 하드웨어 측면에서 빠른 발전을 보였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꾸준히 설득해왔다. 중국의 AI 기술 자립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수출 규제만으로 경쟁을 막기 어렵고, ‘완전 봉쇄’보다는 ‘통제된 개방’을 통해 시장을 유지하면서 경제 및 외교적 이익을 취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내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통제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H200칩의 대중 수출을 통해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하고 기술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등에서 실리를 취할 기회도 열린다고 보고 있다.

    세계일보

    엔비디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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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화적인 미·중 관계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방중 등도 엔비디아 GPU 수출 허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행정부가 각 부처에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조치를 자제하라는 내부 지침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에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한 수출 통제 정책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진 샤힌(뉴햄프셔),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앤디 김(뉴저지), 마이클 베닛(콜로라도), 얼리사 슬롯킨(미시간) 상원의원 등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 군대는 무기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미국 기업과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경제 및 제조 기반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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