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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발언권 강제 박탈에 무선마이크 등장…파국으로 막 내린 정기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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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국회가 2025년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민생 법안을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이 쟁점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나섰으나 국회의장은 토론 법안과 상관없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발언권을 강제로 박탈했다. 국민의힘에서 무선마이크를 꺼내 발언권을 이어가려 하자 급기야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를 사실상 강제로 중단시키는 정회를 선포했다.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사이 고성에 더해 여야 국회의원 간 고성이 뒤죽박죽 되며 국회 본회의장은 싸움판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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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던 중 의제와는 관련없는 발언을 이어가자 우원식 의장이 발언을 제지하고 있다. 2025.12.09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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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 상정된 안건 중 국가보증동의안 3건을 제외한 5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나섰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개정안' 토론자로 나선 나 의원은 발언대 오를 때부터 우원식 국회의장과 신경전을 벌였다. 발언대에 서서 토론을 하기 전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게 화근이었다. 우 의장은 나 의원 마이크를 강제 종료시키기도 했다.

    우 의장은 "인사를 안 하느냐"며 "인사를 안 하는 것은 자유인데 올라오는 사람 인격에 관한 문제고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것은 국민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까스로 발언을 이어간 나 의원은 "국민의힘은 가맹점사업법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밝힌다"면서도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8대 악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사법파괴 5대 악법'과 '국민 입틀막 3대 악법' 상정을 철회하고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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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5.12.09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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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의원이 토론 법안과 관계가 먼 얘기를 이어가자 우 의장은 제지했다. 우 의장은 나 의원이 약 5분 동안 자유롭게 발언하고 이후 토론 법안과 관계된 발언을 하라며 시간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5분이 지나서도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의 독단적인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공격하며 무차별적으로 여당을 비난했다. 우 의장은 나 의원을 제지했고 급기야는 마이크를 강제로 끄며 발언권을 박탈했다. 이에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의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필리버스터 도중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의장이 국회의원 발언을 방해하고 마이크를 꺼버리는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국회의장의 독단적 본회의 진행이자 법률 규정을 무시한 국회의장의 폭거"라고 지적했다.

    마이크가 꺼진 나 의원은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휴대용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려 하자 본회의장 파국은 정점에 달했다. 우 의장은 "무선 마이크를 가지고 와서 하는 것은 너무 과하지 않냐"며 "사과하라"고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의장석에 모여 논의한 끝에 나 의원 마이크는 약 1시간 만에 켜졌다. 하지만 나 의원과 우 의장 설전은 계속됐다.

    결국 우 의장은 "정상적 의사진행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오후 6시19분쯤 정회를 선포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정회를 선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밤 12시에 자동 종료된다. 현재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쟁점 법안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신설(형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법원행정처 폐지 및 사법행정위원회 신설, 대법관 증원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다.

    se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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