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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최수종이 처음 꺼낸 가족사…‘국민 남편’ 뒤에 숨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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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배우 최수종. 유튜브 채널 ‘MBN Entertainmen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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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알고 있던 ‘국민 남편’의 밝은 미소 뒤에는 한 소년의 외로움이 있었다. 가족이 모두 남미로 이민을 떠나던 날, 그는 홀로 한국에 남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배우가 된 지금,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사연을 처음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그 주인공은 배우 최수종이다. MBN 개국 30주년 기획 예능 ‘퍼즐트립’에서 그는 자신의 중학교 시절 가족사를 처음으로 자세히 전했다. 해당 방송은 지난 4일 전파를 탔다.

    최수종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퇴직 후 가족들이 모두 남미로 이민을 갔는데, 나는 학업 때문에 한국에 혼자 남았다”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성인이 된 뒤 잠시 아버지를 다시 만났지만 재회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아버지는 다시 해외로 떠났고, 결국 외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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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종. MBN ‘퍼즐트립’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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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아버지가 해외에서 돌아가셨다”며 “마지막 순간 곁에 있지 못했던 것이 늘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며 최수종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사실 그는 부모에 대한 언급을 방송에서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 짧게 언급하는 수준이었고,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2024년 5월 방송된 KBS2 ‘최수종의 여행사담’에서 그는 전남 진도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한 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며 “아버지가 50대에 돌아가셨는데 당시 내가 20대 초반이었다”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냈던 기억을 다시 꺼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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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종. KBS2 ‘최수종의 여행사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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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방송에서 최수종은 어머니의 건강 상태도 언급했다. 그는 “어머니는 지금 편찮으시다. 점점 사람을 못 알아보시니까…”라고 말한 뒤 잠시 말을 멈췄다. 이어 “장수사진 찍어드리는 어르신들 얼굴에서 부모님 얼굴이 자꾸 스쳐갔다”며 “그래서 더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부모를 향한 그리움과 현재의 걱정이 겹쳐진 장면이었다.

    한편 ‘아버지 최수종’의 모습은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2016년 6월 화보 촬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자녀들과의 대화 방식에 대해 “대화할 때는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엄을 세우기보다는 아이의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라고 설명하며, 아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꼽은 이유에 대해 “자기 의견을 존중해줘서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대화와 존중을 우선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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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종. 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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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SBS ‘집사부일체’에서도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남겼다. 그는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어른들의 반말을 따라 하게 되는 것이 싫어, 그때부터 온 가족이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들이 학교 과제에서 존경하는 인물로 아버지를 적었다는 일화를 전하며, 그 이유가 “아버지는 내 말을 다 들어준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여러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최수종의 양육 방식은 일관돼 있다. 자녀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의견을 먼저 듣는 태도에는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겪었던 공백을 자녀에게는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러한 태도는 시간이 흐르며 그의 가족생활 전반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가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한 이유는, 그가 털어놓은 감정이 특별한 스타의 사연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족의 이별과 그리움이었기 때문이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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