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안경 시장 재도전
구글이 8일(현지시간) 자사 AI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의 내년 출시 계획을 알리며 함께 게시한 예시 영상. 사용자가 춤 관련 질문을 던지자 스마트 안경에 “초급반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는 답변이 떴다. 스마트 안경은 안드로이드 XR(확장현실)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사진 구글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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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내년 출시한다. 10년 전 ‘구글 글라스’ 실패 이후, 현재 메타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 안경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구글은 8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내년 출시 목표로 제미나이와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한 AI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화면 없이도 내장 스피커·마이크·카메라를 활용해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오디오형’ 안경이다. 예를 들어 안경을 쓴 상태에서 음성으로 제미나이 AI 어시스턴트를 불러내 유튜브 뮤직에서 노래를 재생해 달라 하거나, 눈 앞의 재료를 분석해 레시피를 제안해 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구글은 렌즈 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필요한 순간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 받는 ‘디스플레이형’ 스마트 안경도 개발 중이다. 안경 화면을 통해 단계별 길 안내나 실시간 번역 자막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안경들은 모두 구글의 헤드셋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XR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메타·구글 등 주요 빅테크들은 스마트폰을 이을 다음 웨어러블 기기로 스마트 안경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안경은 사람이 일상에서 착용하는 그 어떤 웨어러블 기기보다 눈·귀와 가깝게 밀착돼 있어 오디오와 비디오를 동시에 전달하는 데 유리하다. 텍스트를 넘어 시각, 청각 지능까지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AI를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하드웨어인 것이다.
앞서 구글은 2013년에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출시했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고 2년 만에 철수했다. 이후 10년 만인 올해 5월 연례 개발자 회의 I/O에서 스마트 안경 시장 재도전을 알렸다. 최종 디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I/O 당시 구글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아이웨어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 워비 파커 등과 협업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구글이 실패를 맛봤던 10년 전보다 스마트 안경 시장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진 형국이다. 현 시점에서 스마트 안경 시장을 선도하며 AI 웨어러블 시장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기업은 메타다. 메타의 스마트 안경 ‘메타 레이벤’은 지난해에만 100만 대 이상 판매됐고, 최근엔 통합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799달러(약 117만원)짜리 고가 모델도 출시했다. 지난달 중국 알리바바도 스마트 안경 ‘쿼크’를 출시했고, 애플도 내년을 목표로 스마트 안경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은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스마트 안경에 투입하되, 복잡한 작업은 스마트폰에 맡겨 최대한 일반 안경처럼 보이게 가볍고 얇게 안경을 제작할 방침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구글은 스마트 안경에 보다 정교하고 계산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10년 전 기괴한 디자인, 열악한 배터리 수명, 개인정보 문제로 소비자 외면을 받았던 구글 글라스 때와는 대조적”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구글은 지난 10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XR’ 헤드셋의 소프트웨어 기능 업데이트도 예고했다. 비행기나 차 안에서도 화면이 흔들리지 않는 여행모드, PC 화면을 헤드셋 안으로 불러와 작업할 수 있는 PC연결 기능 등을 제공한다. 구글은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XR을 구축 중”이라며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안경의 무게, 스타일, 몰입감의 적절한 균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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