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블랙웰·루빈과 같은 최첨단 칩의 판매는 여전히 제한하면서도 기존 허용되던 H20 칩 보다 성능이 뛰어난 상위 버전을 중국시장에 풀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엔비디아가 중국 및 다른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H200은 최신 아키텍처(설계구조) 블랙웰의 전 세대인 호퍼를 적용한 AI 칩이다. 싱크탱크 진보연구소에 따르면 H200은 현재 중국 수출이 허용되는 H20보다 최대 6배 이상의 성능을 자랑한다. 2022년 대중 수출 규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에 판매되는 가장 최첨단 AI 칩인 셈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 강화 속에서도 반도체 기술력을 발전시켜왔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꾸준히 자체 AI 칩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게 자국산 칩 의무사용 방침을 내려, 칩 자립화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옥죄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 25%를 미국 정부에 납입한다. 기존에 거론되던 정부 몫 수수료 15%보다 향상된 규모다. 트럼프는 이 수익을 자국의 일자리 지원과 제조업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커졌다.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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