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 불발… 국힘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 예고
민주 "자동산회된 가맹사업법, 내일 임시국회서 표결"
올해 정기국회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함께 막을 내리게 됐다. 반도체특별법 등 주요 민생법안 처리는 불발됐다. 여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주요 쟁점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단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야당은 합의되지 않은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놓으면서다.
국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한국장학재단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에 대한 국가보증안 3건을 처리했다. 이들 3건은 여야가 합의한 법안들이다.
이후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개시함에 따라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접점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를 포함해 10일부터 시작되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왜곡죄 신설법 △대법관 증원과 관련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4심제 도입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정당 현수막 규제법 △유튜브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제한법 총 8개 법안의 처리를 반대했으나 여당이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던 중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을 이어가자 여야 의원들이 나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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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협상이 불발된 뒤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송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우리 당 의원들도 동의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민주당이 (쟁점법안을) 강행하지 않겠단 약속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법안을 처리하면 우리가 왜 반대하는지 (국민께) 알려드릴 기회가 없을 것같아 비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 (정기국회 회기종료로) 자동산회되기 때문에 다음 본회의(임시국회 첫 본회의)인 11일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변인은 출석의원이 국회 재적의원의 5분의1인 60명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 있게 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11~1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소수 야당의 협조를 받는 게 중요한데 일단 설득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당장 상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같다"고 답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 상정 직후 시작된 국민의힘 주도의 필리버스터를 놓고 진통이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토론 첫 주자로 나섰으나 시작 10분여 만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지하고 나섰다. 우 의장은 "거듭된 경고에도 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상관없는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며 발언 중인 나 의원의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나 의원이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정회가 선포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이에 나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우 의장의 토론 제지를 두고 "의장의 독단적인 본회의 진행이자 폭거"라고 비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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