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은 올해 퍼팅 감각이 들쑥날쑥해 고전했죠. 그런데 이날 ‘집 나갔던 퍼팅감’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먼저 퍼팅 감각에 대해 얘기할 게 있습니다. 퍼팅 최고수로 불리는 박인비나 이승현 모두 퍼팅 감각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연습을 많이 하고 매번 똑같은 루틴을 해도 성공률이 다릅니다. 박인비의 스윙 코치자 남편인 남기협 씨는 퍼팅이 안될 때 분석을 위해 루틴 시간이나 어드레스 방향, 퍼터 페이스 모양, 스트로크 리듬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다고 말한 뒤 “그런데 안되는 날은 그냥 안된다. 박인비도 잘 알고 있다. 그저 똑같이 연습하고 최선을 다하며 알 수 없는 감각이 돌아오길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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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도 똑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퍼팅 스트로크에 문제가 없는데 이상하게 되는 날과 안되는 날이 있다며 “너무 문제를 찾기 위해 변화를 주면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나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퍼팅 앞에서는 고수들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사실 퍼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은 있죠.
이승현은 예전에는 루틴을 할 때 그린 라이를 읽고 스트로크할 때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갔다고 합니다. 보통 22~28초 정도 걸리는 루틴입니다. 홀 앞과 뒤에서 그린을 읽고 볼 뒤에서 거리감을 익히는 빈 스윙을 한두 차례 합니다. 다음은 퍼팅 어드레스를 한 뒤 빈 스윙을 다시 두 번. 그리고 나서 볼을 칩니다. 이렇게 일정한 루틴이 있어야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성 높은 퍼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승현은 최근 이 루틴을 2단계로 만들었습니다. 슬로-퀵이죠. 그린 경사를 읽고 거리를 가늠하는 1단계 루틴은 고요하고 신중하게 합니다. 약 15~20초가량 걸립니다. 그리고 퍼팅 어드레스를 한 뒤에는 바로 퍼팅을 합니다.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퍼팅 어드레스에 들어가 연습 스윙을 2차례 이상 하고 볼을 쳐야 할 라이를 다시 한 번 살피면서 가끔 의심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이게 맞을까. 어, 약간 오른쪽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죠. 생각이 많아지면 리듬이 깨지고 리듬 있게 볼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때리거나 밀고, 당겨서 실수를 하게 됩니다. 잡생각이 들 시간을 주지 않는 것. 퍼팅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집에서 연습할 때에도 똑같이 해서 몸이 기억하도록 해야 합니다. 퍼터 페이스 정렬-스탠스를 선 뒤 발끝의 연장선을 목표 방향과 일치-심호흡-퍼팅. 어떠세요. ‘이승현표 2단계 퍼팅 루틴’. 한번 따라 해보세요.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3호 (2017.08.30~09.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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