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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연말 분위기 제대로 느끼려면 홍콩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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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새로운 모습, 홍콩 '심포니 오브 라이트' 공개

2004년 시작 후 올해 홍콩 반환 20주년 맞아 첫 리뉴얼

홍콩섬·구룡반도 40개 빌딩 참여해 만든 새로운 홍콩 야경

친구 찾는 용 이야기 그린 '홍콩 펄스 3D라이트 쇼'엔 아이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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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습의 '심포니 오브 라이트'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저마다 카메라와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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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하면 떠오르는 풍경은 화려한 도시의 야경이다.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마천루의 불빛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세계적인 야경으로 손꼽힌다. 이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장치가 있는데, 바로 매일 저녁 한번씩 열리는 조명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시작된 건 2004년이다. 홍콩관광청이 4400만 홍콩달러(약 60억원)를 들여 제작한 조명 쇼는 단번에 세계에 알려졌다. 올 겨울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새 모습으로 단장했다. 올해 홍콩특별행정구 지정 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한 리뉴얼로, 쇼가 시작한 지 13년 만이다. 홍콩관광청은 이를 위해 1억 홍콩달러(약 140억 원)란 예산을 투자했는데, 이는 지금껏 조명과 관련된 어떤 행사에도 투자한 적이 없는 파격적인 집행 규모라고 한다.



웅장한 교향곡에 맞춰 춤추는 빛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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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롭게 리뉴얼한 홍콩 심포니 오브 라이트. [사진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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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새로운 심포니 오브 라이프를 처음 공개하는 날 홍콩을 직접 찾았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볼 수 있는 명당은 침사추이에 있는 ‘연인의 거리’다. 이곳에는 오후 7시부터 조명 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좋은 자리에서 보려면 적어도 오후 7시 30분에는 도착하는 게 좋다.

나 역시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오후 7시 30분쯤 연인의 거리에 도착했다. 리뉴얼한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공개하는 날이다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이 들려오는 걸로 봐서는 현지인뿐아니라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도 모여있는 것이 분명했다.

오후 8시 정각. ‘새로운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시작한다’는 선언과 함께 쇼가 시작됐다. ‘뱅크 오브 차이나 타워’ ‘AIA센트럴’ ‘홍콩 컨벤션 센터’ 등 홍콩섬과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빌딩 40개에 형형색색의 불이 들어왔다. 빌딩의 컬러풀한 조명 외에도 까만 하늘을 향해 높게 쏘아 올리는 푸른 색 레이저빔과 서치 라이트가 더해지며 화려한 빛의 향연이 시작됐다.

사실 직접 쇼를 보기 전까지는 ‘뭐 그리 대단할까’란 생각으로 특별한 기대감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 생각은 쇼가 시작하는 순간 사라졌다. 웅장한 교향곡에 맞춰 움직이는 빛의 움직임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동안 출장이나 여행으로 홍콩을 방문했을 때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챙겨 보지 않았던 걸 후회할 만큼 말이다.

느리고 조용한 음악 구간에서는 발레리나의 몸동작처럼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곡의 진행에서는 재즈 댄서의 크고 화려한 팔 동작과 스텝처럼 빛이 춤을 추고 있었다. 웅장한 교향곡에 맞춰 쇼가 진행되는 10분이 너무 짧게 느껴질 만큼 쇼는 아름다웠다.

새로운 심포니 오프 라이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호주 출신의 리차드 린제이가 맡았다. 2010 밴쿠버 겨울 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0상하이 엑스포 등 국제 행사에서 40개 이상의 대형 이벤트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인물이다. 빛의 움직임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 음악은 독일 작곡가 크리스티안 슈타인하우저의 작품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교향곡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연주는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았다고 한다.

대형 3D 애니메이션, 불꽃놀이 등... 연말 분위기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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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사추이 페리 선착창 앞에서 열린 &#39;홍콩 펄스 3D 라이트 쇼&#39;. 12월 28일까지 홍콩 문화센터 외벽을 대형 스크린 삼아 3D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사진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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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쇼가 끝났다고 자리를 뜨면 손해다. 연인의 거리 바로 뒤편에 있는 홍콩 문화센터 앞에서 또 하나의 쇼 ‘홍콩 펄스 3D 라이트 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홍콩 문화센터 외벽을 스크린 삼아 3D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데 이게 또 볼거리다.

스피니팩스(Spinifex) 그룹이 만든 영상으로 귀여운 용이 친구를 찾는 여정을 담은 영상으로, 반짝이는 홍콩의 빌딩 숲을 빠른 속도로 날라 다니며 모습을 숨겼다 나타났다 하는 용의 모습이 마치 마술쇼의 한 장면 같다. 용이 사라졌다 나타날 때마다 어른은 물론이고 함께 자리한 어린 아이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또 땅에서는 시계탑 앞으로 만화 ‘겨울왕국’에 나올법한 하얀 성과 대형 스노우볼을 만들어 빨강, 노랑, 파랑으로 조명을 비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온 가족이 함께 연말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쇼와 공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쇼는 오는 12월 28일까지만 진행한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끝나는 오후 8시 10분에 시작해 30분 간격으로 하루 5번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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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문화센터 앞에 설치된 대형 스노우 볼과 눈을 상징하는 조형물들. 쇼가 시작되면 눈과 바람을 뿌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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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홍콩의 겨울 축제 분위기는 12월 31일 새해를 맞아 거행되는 축제에서 정점을 맞는다. 31일 오후 11시부터 15분 간격으로 '화려한 마법의 성운'(Magical Star Dust)이란 테마로 홍콩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와 마천루들이 참가한 대형 레이저쇼가 예정돼 있다. 새해를 맞는 자정이 되면 10분 동안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또 같은 날 오후 10시(현지시각)부터는 침사추이 페리 선착장에서 2014년 소치 겨울 올림픽에서 공연을 펼친 바 있는 호주 '스트레인지 푸르츠' 퍼포먼스 팀이 거대한 풍선을 모티프로 한 공연이 열린다. 모든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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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트레인지 푸르츠의 퍼포먼스 모습. [사진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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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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