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단행한 청와대 인사에서 일부 비서관급 인선도 실시했다. 제1부속비서관에 조한기 현 청와대 의전비서관, 정무비서관에 송인배 현 제1부속비서관을 앉히는 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의전비서관에 김종천 현 대통령비서실장 선임행정관을 승진 임명했다.
비서관 인선에서 눈에 띄는 인사는 송인배 비서관이다. 송 비서관은 대선 전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 중인 드루킹 김 모씨가 이끄는 경공모(경제적 공진화를 위한 모임) 측으로부터 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악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드루킹 특검에서 송 비서관의 소환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송 비서관을 기존 제1부속비서관에서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송 비서관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라고 불리는 제1부속비서관 자리에서 대통령과 물리적 거리가 있는 정무비서관으로 옮긴 게 드루킹 수사 부담에 따른 조치가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드루킹 문제가 직접적 인사 요인은 아니다"면서 "부속비서관직이 워낙 격무인 터라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순환 배치를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드루킹 특검 수사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두고 총공세를 펼쳐 온 터라 야권과의 소통을 맡을 정무비서관직에 송 비서관을 배치한 게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어 야당 의원과의 원활한 접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송 비서관은 경남 양산 선거구에 여러 차례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하면서 야권 의원들하곤 별다른 친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2020년 21대 총선에서 양산 출마가 유력한 송 비서관에게 정무적 감각과 정치권 인맥을 키울 기회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즉 드루킹 수사에 개의치 않고 이번 인선을 단행했다는 얘기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송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사회조정2비서관까지 지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선거캠프에서부터 문 대통령의 일정 관리를 맡았고, 정부 출범 후 제1부속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정권 출범 후 의전비서관을 맡아 정상회담 등 대통령 일정을 챙겨 온 조한기 비서관은 제1부속비서관을 맡아 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일하게 됐다. 조 비서관은 2000년 이미경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정책보좌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의전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총선 당시 서산시·태안군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근태재단 사무처장 출신인 김종천 신임 의전비서관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최측근 인사다. 한양대 재학 당시 임 실장을 만나 학생운동을 함께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했고, 임 실장의 의원 시절 및 서울시 정무부시장 때도 최측근 인사로 함께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을 맡았다가 이번에 승진 발탁됐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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