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28일 특검에 첫 소환됐다. 허익범 특검팀이 공식 출범 이틀만이다.

이날 오후 2시쯤 특검 사무실 입구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린 김씨는 “특검에서 모두 소명할 생각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의 연루 의혹 등에 대해선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드루킹에 대한 소환조사에 앞서 이날 오전엔 그와 공범 3명의 서울구치소 수감실, 사건에 연루된 변호사 2명의 집·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사건의 핵심 피의자와 이들에게 법적 조력을 제공해 온 변호사들을 첫 강제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박상융 특검보는 “수감돼 있으면서 구치소에서 얼마든지 (말을 맞추기 위한) 글을 작성하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증거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변호인과의 접견을 통해 진술 수위와 내용을 공유하는 등 수사상황에 맞춰 조직적으로 대응해 왔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에게 법적 조력을 제공하던 변호사 2명 역시 댓글 조작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드루킹이 김경수 당선인에게 각각 오사카 총영사 및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변호사 2명에 대한 압수수색의 근거가 된 자료는 경찰 수사기록이었다. 특검팀에 따르면 경찰 수사기록에는 이들이 여론 조작에 가담한 정황과 혐의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한다. 드루킹 일당을 주기적으로 접견해 온 변호사가 사건의 핵심 공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을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경찰에 대해 부실 수사 의혹이 재차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두 변호사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핵심 회원이자 댓글 조작 과정 전반을 지켜보며 깊숙이 개입한 핵심 피의자다”며 “경찰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충분히 피의자로 입건이 가능한데 경찰이 왜 입건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진우·성지원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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