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투데이 정성래 기자] "실패 경험 있지만 한국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이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파울루 벤투 감독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감독이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투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35경기를 치렀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출전했다. 박지성과 맞대결을 펼쳤으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은퇴 후 2004년 스포르팅 리스본 유소년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벤투는 2005년 스포르팅 감독에 부임해 2009년까지 감독직을 맡으며 컵대회와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며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당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2014년에는 포르투갈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포르투갈 감독 역임 이후 행보는 다소 평가가 엇갈린다. 브라질 크루제이루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충칭을 거쳤지만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크루제이루에서는 2개월 만에 경질됐고, 올림피아코스와 충칭에서는 7개월 만에 짐을 쌌다.
김판곤 선임위원장은 1차적으로 접촉했던 후보들과의 협상 결렬 이후 2차 후보 취합 과정에서 벤투 감독을 포트폴리오에 합류시켜 협상했다고 밝혔다. "소위원회와 정보를 교류한 후 후보들과 동시다발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그 중에서 가장 우리와 부합하고, 진정성과 의지를 가진 분과 합의를 이끌어냈다"라며 "벤투 감독은 커리어 통산 60%에 육박하는 높은 승률을 가진 감독이다. 면접한 감독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감독이다. 모든 코치진을 다 데리고 나올 것을 요구했는데 이를 수락했다. 감독과 코치진은 매우 진지하고 프로페셔널했다. 모두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떻게 상대를 분석하고 대응하며 훈련으로 만들어내는지 잘 설명했다"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호날두를 데리고도 실패했다는 평가, 충칭에서의 실패 경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통상 승률이 68%, 유럽에 있는 동안 2연패가 없었고, 녹아웃 스테이지에서의 승률, 카리스마와 전문성, 열정과 자신감이 있는 유능한 감독으로 평가했다. 우리가 앞으로 4년간 인내하고 지원하면 분명히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포르투갈의 특이한 훈련법과 경기 접근 방법이 영국과 스페인 등에서 인정받고 있다.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에 좋은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켰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민한 결과 저와 소위원회가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커리어가 하락세에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판곤 위원장은 "2012년의 퍼포먼스가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상대가 우승국 독일이었다. 그리스에서 68%의 승률로 우승을 확정지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나왔다는 것도 인정한다.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명확한 철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그의 어시스턴트 코치진이 강했다. 그들이 가진 것들을 한국에서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역으로 물어봤다. 당신에게 있어 한국에 오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물었다. 성공에 대한 어필도 했으나, 한국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팀인지 알고 있고, 한국을 지도해 자신들의 성공을 이루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험과 마인드 모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을 전했다.
4년 임기 보장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판곤 위원장은 "4년이라는 긴 시간을 계획했다. 여러 분들에게 조언을 들었다. 60대 감독들과도 접촉했다. 코치진이 젊었다면 협상할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실망했다. 현재 진행형,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젊은 감독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4년, 정말 인내하고 기다려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벤투 감독 코치진들은 사무실을 하나 마련해달라고 했다. 매일 일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4년 임기로 인해 17세, 18세, 19세 선수들이 대표팀에 올라올 가능성까지 보고 있었다"라며 "(벤투 감독이)월드컵을 준비한다면 4년의 시간을 보장해달라고도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판곤 위원장은 "위원회가 기준을 높이 잡았다. 기준이 높아져서 힘든 작업을 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자존심을, 선수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나왔다. 변화의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할 정도로 수준을 높이 잡았다. 생각처럼 도전이 만만치는 않았다. 이번 결과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는 것을 안다. 여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낸 결과에 대해 넓은 이해, 편견을 버리고 인내를 가지고 평가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라며 기자회견을 끝마쳤다.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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