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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파울루 벤투의 90분, 냉정하면서 열정적이었다[한국-코스타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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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도중 이용에게 지시를 전하고 있다. 고양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양=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대표팀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90분간 벤치를 지킨 그는 열정과 냉정을 동시에 드러내며 매의 눈으로 90분을 지켜봤다.

한국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A매치에서 전반 32분 이재성의 선제골과 후반 33분 남태희의 추가골을 합쳐 2-0으로 승리했다. 사실 이 경기에서 승패를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대표로 출전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이기면 금상첨화였다. 벤투 감독은 첫 경기부터 승리를 맛봤다.

태극전사들의 플레이 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이 벤투 감독의 액션이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여주는 무대인 만큼 말쑥한 정장을 입을 법도 했지만 그는 ‘야전사령관’ 같은 복장을 선택했다. 자신의 이름 이니셜 ‘PB’가 새겨진 회색 대표팀 트레이닝 셔츠를 입고 나온 것이다. 그는 90분 중 3분의2 이상을 테크니컬지역 앞에 딱 버티고 서며 움직임도 없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 가끔씩 포르투갈 코치들이 그에게 다가와 얘기하면 묵묵히 들었다.

그러나 항상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후반 초반 문선민과 황의조가 교체 투입될 땐 파일노트를 펼친 뒤 그 내용을 계속 설명하고 강조했다. 후반 33분 남태희의 추가골이 들어간 순간에도 그랬다. 교체 투입을 준비하던 황인범에게 주문을 전달하다가 남태희의 골을 보자 주먹을 한 차례 불끈 쥐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황인범과 대화했다.

그라운드 앞에서 묵직하게, 선수들 앞에선 열정적으로, 그게 바로 파울루 벤투의 90분이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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