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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타향서 갈 곳 잃은 징용·징병자 유골 恨은 누가 풀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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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관 징용·징병자 유골 2천700여위…한일 정부간 봉환 중단

오키나와·남태평양 미발굴 군인·군속 유골 2만2천구

연합뉴스

대법, 13년 만에 일본기업 강제징용 배상책임 확정
(서울=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0일 2014년 사망한 여운택 씨 등 일제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소송 제기 후 13년 8개월 만에 피해자들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사진은 일본 탄광 징용 피해자 조선인들. 2018.10.30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3년 8개월 만에 승소하면서 늦게나마 한(恨)을 풀 수 있게 됐지만, 징용이나 징병으로 끌려갔다가 숨져 일본 등 해외에 묻혀 있는 유골들은 해방 후 70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다.

2일 한국과 일본의 관련 시민단체들과 행안부 과거사업무지원단 등에 따르면 일본에 징용된 노동자나 징병으로 끌려온 군인·군속의 유골 2천700여위가 340여곳의 일본 사찰, 납골당에 흩어져 보관되고 있다.

유골 봉환 문제는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의 합의 후 2008~2010년 유골 423위가 조국으로 돌아가며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정부 차원의 유골 봉환 노력이 중단된 상태다.

간혹 시민·종교단체 차원에서 유골 봉환이 성사되고 있고, 최근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북한과 손을 잡고 봉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타국에서 억울하게 숨졌다가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하는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연합뉴스

일본 나가사키 사찰서 강제징용 한국인 유골 131위 추도식 열려
(이키<일본 나가사키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31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이키(壹岐)섬의 사찰 덴토쿠지(天德寺)가 한일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종교인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추도 법회를 열고 징용 희생자와 가족 등을 포함한 한국인 유골 131위를 안치했다. 새 보금자리를 찾은 유골들은 지난달 중순까지 사이타마(埼玉)현의 사찰 곤조인(金乘院)에 있다가 일본 후생노동성의 창고와 다름 없는 보관 시설로 옮겨지며 안타까움을 샀던 것들이다. 2018.5.31 bkkim@yna.co.kr (끝)



그나마 이들 유골은 수습돼 사찰과 납골당 등에 모셔져 있지만, 더 시급한 것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골을 찾아내서 조국에 모시고 유족들을 찾아주는 일이다.

일제말 미국과 일본 간 전투가 치러진 일본 남부 오키나와(沖繩)를 비롯해 팔라우, 사이판, 필리핀 등지에서 발굴되지 않은 채 묻혀 있는 조선인 군인·군속의 유골은 최소 2만2천구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2차대전 당시 전몰자의 유골을 국가차원에서 발굴하는 작업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한반도 출신자는 발굴 대상에서 빠져있다. 유족의 DNA를 수집한 뒤 발굴한 유골과 대조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이 협조 요청을 해야 한국 유족들과 발굴 유골의 DNA 대조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공식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유골 봉환·발굴 문제에 한일 시민단체들이 장기간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배경에는 그동안 민감한 과거사 문제라면서 방치해온 우리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시민단체 '전몰자유골을 가족의 곁으로 연락회'의 활동가 우에다 게이시(上田慶司·60) 씨는 "한국과 일본이 식민지 시대 군인, 군속의 유골을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주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 새로운 한일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944년 4월 일제에 징집돼 멀리 동남아시아 옛 버마 전투에 참가한 조선인들. 사진 아랫부분에 '최전방에서 싸우는 용사'란 글귀가 희미하게 쓰여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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