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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임원은 ‘바지사장’?…총수 일가는 돈 챙기고 책임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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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재벌총수 일가의 잘못된 관행 한 가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보고자 합니다.

재벌총수들은 대개 천문학적인 월급을 받으면서 그룹 경영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룹의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즉 대주주로써 권리는 다 챙기면서 뭔가 회사가 잘못되면 경영진으로써 책임은 전혀 지지 않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죠.

박대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6월,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9조 원을 투자하고 해마다 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최고 경영자가 꺼낼 수 있는 얘기들입니다.

[정용진/신세계 부회장/올해 6월 : "먼저하시죠? (아유, 아닙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세계 정용진입니다."]

정 부회장은 계열사인 이마트로부터 올 상반기에만 보수로 17억 3천만원을 받았습니다.

이마트 대표이사의 두 배가 넘습니다.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고, 돈도 많이 받지만 정작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인 책임을 질 가능성은 정 부회장보다 이마트 대표가 더 높습니다.

법적 책임은 등기이사에게 있는데, 이마트 대표는 등기이사인 반면 정 부회장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측은 어차피 대주주인 그룹 총수가 무한 책임을 진다고 해명했지만,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에선 엄연히 빠져 있다보니 그 책임을 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신봉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정말 등기도 안 돼 있고 공식 직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기획실이나 아니면 비서실을 통해서 일일이 보고받고 지시하고 관여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49곳을 살펴봤더니 이렇게 총수가 이사 등재에서 빠져 있는 곳이 14곳이었습니다.

CJ와 한화, 이랜드와 태광 등 8곳은 2, 3세를 포함해 총수 일가 모두가 빠져있습니다.

총수 2세와 3세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75%는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들입니다.

그만큼 내부거래로 그룹 이익을 몰아줄 우려가 크다는 얘깁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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