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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서울 신고가 단지 속속 등장…그런데 '집값 하락'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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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저평가단지 중심으로 간간이 신고가 등장

"신고가 시세보다 낮고 하락단지 더 많아 영향 못미쳐"

뉴스1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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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드물게 신고가 단지들이 나오고 있어 집값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강북권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확산되는 최근 1~2주 사이에도 드물게 신고가 거래가 발견되고 있다.

도봉구에서는 이달 1일 쌍문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5억3300만원에 거래됐다. 9·13 부동산 대책 직전 최고가인 5억800만원(9월10일)보다 2500만원 비싸게 팔린 신고가 거래였다.

동대문구에서는 지난달 25일 이문동 래미안2차 전용 84㎡가 7억8500만원에 팔렸다. 역시 직전 최고가인 7억4600만원(9월8일)보다 3900만원 높은 신고가 거래였다.

그러자 해당 지역에서는 집값이 다시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간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변동률을 보면 도봉구는 11월 26일 조사일 기준 보합(0%) 전환한 뒤, 일주일 후인 이달 3일 조사에선 -0.02% 하락했다.

동대문구는 지난달 19일 보합에서 26일 -0.01% 하락 전환한 뒤 이달 3일 -0.06%로 낙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0.02%(19일)→-0.05%(26일)→-0.06%(3일)로 낙폭이 커졌다.

신고가 단지가 등장했음에도 집값 통계가 떨어진 건 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신고가 거래가 직전 거래가보다는 높지만 최근 폭등했던 시세보다 낮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가 더 많기 때문이다.

감정원 아파트 가격동향 통계는 전국의 대표성 있는 표본 아파트 7400곳을 대상으로 실거래 사례, 인근 유사 거래 사례를 조사해 이를 기초로 하되, 거래가 없을 때는 호가 등 시세와 중개업소 의견을 참고해 작성한다.

앞서 언급한 도봉구 쌍문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의 경우 9월 5억8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한때 호가는 6억원에 육박했다. 당시 도봉구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은 0.52%로 서울 평균 0.45%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후 시세 급등 부담감과 9·13 대책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는 끊겼고 호가는 서서히 조정되기 시작했다. 이달 거래된 5억3300만원의 신고가는 9월 최고가보다 높지만 폭등했던 시세보다는 낮아 통계에 큰 영향을 못 미친 것이다.

또 인근 창동에서는 9·13 대책 직전 2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창공주공17단지 전용 36㎡ 주택형이 지난달 말 5000만원 이상 떨어진 2억3000만원대에 팔리면서 시세를 끌어 내렸다. 대책 직전 6억원대에 거래되던 창동주공19단지 전용 68㎡도 지난달 말 7000만원 이상 떨어진 5억3000만원에 팔려 낙폭이 컸다.

동대문구도 이와 비슷하다. 이문래미안2차 전용 84㎡는 대책 직전 7억4600만원(9월8일)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는 8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거래가 끊겼다가 지난달 말 7억8500만원에 처음 거래된 것이다. 역시 직전 거래가 보다는 높지만 시세보다는 낮은 값이다.

이때 인근 용두동에서는 동대문푸르지오시티 전용 30㎡가 9월 초 3억9000만원에 팔리던 것이 지난달 말 8000만원 이상 떨어진 3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장안동에서는 9월 초 7억원에 팔렸던 현대홈타운 전용 84㎡가 지난달 말 1억원 이상 떨어진 5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감정원 측은 신고가 단지의 영향은 한정적이고, 갈수록 주택시장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있어 당분간 집값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최근에도 저평가 단지들이 갭맞추기식으로 일부 거래가 되면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락단지가 더 많다"며 "매수심리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고 재건축 및 급등 단지에서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어 전반적인 하락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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