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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총여학생회 부활에 커지는 학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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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울 연세대학교 화장실에 붙어있던 총여학생회 반대 쪽지. (사진=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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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달 25일 연세대에서 30대 총여학생회(총여)가 당선되며 서울 내 대학 중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총여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이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아 총여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할 전망이다.

8일 연세대 ‘진정한 인권을 위하는 연세청년회’(진인청)는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씨를 불러 강연을 열었다. 오세라비씨는 남성 중심의 단체, 집회에 참석하며 ‘반페미니즘’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총여의 불필요성, 남자들이 받는 역차별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학생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황모(24)씨는 “오세라비 작가는 그동안 노골적으로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이어왔다”며 “이는 총여학생회나 여학생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세라비씨는 지난 10월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촉발된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집회에 참석해 “낮에 카페나 백화점을 가보면 90%가 여자” “해외에선 한국 여성들이 해외여행을 너무 많이 와서 놀란다” “남성은, 설령 내가 성범죄자라도 스스로 구제할 줄 알아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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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인청은 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총여에 반대하는 ‘민주주의 수호 1인 피켓시위 및 버스킹’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동국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여러 대학교의 총여가 모여 같은 장소에서 실시하는 ‘2018 총여 이어말하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해당 투표가 민주주의에 의한 결정이 아니었음을 주장하고, 각자가 경험한 '백래시'(페미니즘에 대한 반작용)를 증언할 예정이다. 동국대와 성균관대의 경우 최근 전체 학생 투표 끝에 총여를 폐지하기로 결정 내렸다.

한편, 총여 폐지가 결정된 대학이나 부활한 대학 모두 총여를 둘러싼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총여 찬·반 양측 진영 모두 활동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어서 갈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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