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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정은 답방’ 해 넘기나…청 “재촉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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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담·철도연결식 등

굵직한 남북 행사 줄줄이

연내 성사 점차 희박 분석

경향신문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시민환영단’ 퍼포먼스 ‘서울 남북정상회담·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서울시민환영단’ 소속 회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과 남북정상회담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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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여부와 관련해 북한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결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연내 답방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내주 남북 체육회담, 연말 철도 연결 착공식 등 남북 주요 행사들이 예정된 것도 김 위원장 답방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9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금까지 진척된 상황이 없고 발표할 것도 없다. 별다른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북측 선발대가 서울을 찾았을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현재로선 확정된 사실이 없으며, 서울 방문은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돼야 하는 만큼 우리로서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답방설, 18일 답방설 등 각종 시나리오가 제기됐지만, 의전·경호를 위한 북측의 사전답사, 남측의 프레스센터 설치 등 각종 실무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면 이 날짜들에 맞춰 방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올해 3차례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관여했던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상 방문의 실무 준비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은 1주일 내지 열흘 정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주에 남북 체육회담, 연말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착공식 등 굵직한 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김 위원장 답방 가능성을 낮춘다. 답방이 물밑에서라도 준비되고 있다면 북측의 대남관계 일꾼들이 체육회담, 철도 연결 착공식 등의 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기대를 접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에 충분한 메시지가 가 있는 상황이고 그들도 답방을 한다면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담담하게 북측 판단과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북측 통보 시점에 대한 마지노선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북측의 결정이 임박해 이뤄지더라도 연내 방문을 성사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을 공식화한 뒤 1주일 이상 북측의 답이 없음에도 기대를 접지 않고 있는 것은 사전 물밑접촉을 통해 김 위원장의 확고한 방남 의사를 어느 정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두 정상의 이행 의지는 분명하며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는 계속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날짜가 확정됐음에도 북측의 경호·안전 우려 때문에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체제가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오고 이럴 수 있겠느냐. 최소한 북측에서 실무 답사는 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문을 공개하지 않고, 북한으로 돌아간 뒤에야 밝히는 관행을 유지해온 북·중관계 사례를 김 위원장 서울 답방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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