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화성, 바람소리를 처음 들려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사이트호가 포착한 소리 공개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만약 인류가 화성에 가 우주복을 벗고 ‘화성의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1월 26일 화성 적도 부근 평야에 착륙한 무인 화성 착륙선 ‘인사이트’가 보내온 화성의 바람 소리를 7일(현지 시간) 처음 공개했다. 인사이트가 전해온 화성의 첫 음성은 고요한 가운데 아주 낮고 희미하게 웅웅거리는 소리였다. 화성의 소리를 측정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이트는 지구 시간으로 12월 1일 처음으로 주변에서 부는 바람의 소리를 측정했다. 마이크가 없기 때문에 두 가지 간접적인 방법으로 소리를 기록했다. 먼저 좌우에 펼쳐진 지름 2.2m의 원형 태양광 패널 두 개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생긴 진동을 내장된 지진계로 측정했다. 1일에는 북서풍이 초속 5∼7m로 불면서 태양광 패널을 미세하게 흔들었는데, 인사이트는 이 진동을 소리의 주파수로 변환했다. 톰 파이크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바람이 깃발에 부딪혀 내는 소리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대기압을 측정하는 센서를 통해 주변의 기압이 미세하게 변하며 만드는 공기의 진동을 기록해 역시 소리로 변환했다.

동아일보

화성 무인탐사선 ‘인사이트’가 카메라로 태양광 패널과 로봇팔의 끝부분을 찍은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측정 결과 화성의 바람 소리는 주파수가 너무 낮아 그냥 듣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계를 통해 측정한 소리는 저음을 강화한 스피커로나 겨우 웅웅거리는 소리로 들을 수 있을 정도였고, 기압계로 측정한 소리는 훨씬 더 주파수가 낮아 아예 들을 수 없었다. 연구팀은 음의 주파수를 4∼100배 높여서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바꿨다.

나사는 2020년 7월 발사할 예정인 차세대 화성 무인탐사 로봇 ‘마스2020’의 카메라에 마이크를 달아 화성의 소리를 영상과 함께 직접 녹음할 계획이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