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최대 실적 은행권도 감원 찬바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화-청년 채용 증가 영향… 증권-카드는 실적 나빠 구조조정

연말 금융권에 ‘감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증권·카드·보험사는 물론이고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권까지 희망퇴직 등으로 인력 조정에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올 하반기(7∼12월) 명예퇴직을 마쳤거나 연말연시 인사철에 맞춰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세 이상 또는 내년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1962년생)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610명이 신청했으며 은행은 조만간 퇴직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534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KEB하나은행은 앞서 7월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했다. 근속기간 만 15년 이상인 만 4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결과 관리자급 27명, 책임자급 181명, 행원급 66명 등 274명이 은행을 나갔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희망퇴직을 실시할지 검토하고 있다. 올 1월에는 이례적으로 모든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들마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비대면 영업채널이 확대된 가운데 신입직원 채용은 늘어나 인력구조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의 호황기에 입사한 직원들이 많은데 정부 기조에 발맞춰 청년 채용은 늘려야 한다”며 “세대교체 차원에서 고령화된 직원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이 부진한 제2금융권에서는 감원 움직임이 더 뚜렷하다. KB증권은 12일까지 43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희망퇴직이다. KB손해보험 역시 노동조합과 희망퇴직을 논의 중이다.

카드업계는 내년 1월 말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이 실행되면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이미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 진단 결과 약 400명을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223명을 내보낸 바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