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마냥 박수 치면서 축하할 여건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눈앞에 닥친 여건이 지속적인 성장을 약속하기 어렵다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2.7%로 전망되는 게 단적인 사례다. 내년에도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2%대의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3만달러 국민소득을 달성함으로써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해도 그 실적이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꺼질 소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가장 걱정스러운 문제는 각 분야별 편차가 심하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임금격차가 큰 데다 반도체가 수출을 이끈 가운데서도 내수 분야는 자꾸 침체되고 있다. 건설·자동차·조선 업종의 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일자리 대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학을 마치고도 몇 년째 이력서만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과적으로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GNI 3만달러 시대를 맞아서도 그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도 속도조절이 요구된다.
여기에 외부 충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부담을 지닌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국제유가의 불안한 움직임도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늦어지기 전에 구조조정과 규제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선진국 중에서도 스페인이 일찌감치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섰다가 재정위기를 겪으며 순위에서 탈락했고, 이탈리아도 계속 하락 추세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소득수준을 지키려면 그만한 노력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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