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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코레일 오영식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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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198명을 태운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제 오전 강릉역을 떠나 서울로 향하던 KTX806호가 출발 5분 만에 선로에서 튕겨나간 것이다. 기관차 등 선두 2개 차량이 서로 90도로 꺾인 채 멈춰선 모습에서 사고 당시의 아찔했던 위기 상황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승객과 현장 선로작업반원 등 여러 명이 다치긴 했으나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열차가 250㎞ 안팎의 제 속도로 달리다 사고가 났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벌어졌을지 소름이 끼친다.

초동 육안검사 결과 일단은 신호제어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한다. 사고 열차가 강릉역에서 출발할 즈음 KTX 강릉선과 영동선이 나뉘는 남강릉 분기점에서 신호시스템 오류 신호가 포착돼 한쪽 선로의 신호는 고쳤으나 미처 점검하지 못한 다른 쪽 선로로 열차가 진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도 납득하기 어렵다. 오류 신호를 인지했다면 즉각 접근하는 열차에 알려 대비토록 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 정도의 수칙조차 지키지 못했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최근 들어 각종 유형의 열차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서울역에서 KTX와 포클레인이 충돌했고, 오송역에서는 단전사태가 일어나 일부 승객이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기도 했다. 지난 한 달 사이에만 해도 전국에서 10건이 넘는 사고·고장으로 승객들이 막대한 불편을 겪었다. “KTX를 타기가 겁난다”는 소리가 들려오는 게 당연하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일부에서 거론되듯이 기온 급강하로 신호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것이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사고 구간의 신호시스템이나 선로공사가 처음부터 부실하게 시공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강릉선이 개통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탈선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당장 바로잡지 못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철도 업무에는 문외한인 오영식 사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한 것이 이런 사태를 야기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한 약속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지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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