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마케팅人사이트] 적게 쓰고 떠들썩하게 만드는 ‘제주맥주’ 브랜드 마케팅 노하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상에 마케터는 많지만, 권진주 실장만큼 맥주를 사랑하는 마케터는 없을 것이다. 국내 주류 대기업에서 프리미엄 맥주들을 런칭하며 맥주 애호가가 된 그녀는 직접 수제 맥주 잡지의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하고, 퇴사 후 전 세계 맥주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녀만의 독특하고 뾰족한 커리어 패스는 전부 맥주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렇게 국내외 맥주 관련 행사를 쫓아다니며 알게 된 한 크래프트 맥주 회사에 무작정 이력서를 넣으면서 만나게 된 것이 바로 제주맥주의 문혁기 대표다. 권 실장은 회사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인 2015년 11월에 입사해, 제주맥주 브랜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문 대표와 만나 인터뷰만 장장 1년을 봤다고 하니, 그녀가 이 브랜드에 대해 고민한 시간은 사실 더 길다.

‘마케팅에 돈을 많이 썼냐’는 질문에 권 실장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했다. 이제 출시된 지 1년이 조금 넘은 맥주 브랜드가, 큰 자금 없이도 늘 떠들썩하게 일을 꾸며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골머리 앓고 있는 전국의 스타트업 1인 마케터들을 대신해 물었다.

플래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권진주 제주맥주 마케팅 실장



■ 제주와 맥주를 사랑하는 마케터, 제주맥주를 만나다

한 매체에서 ‘술을 좋아하는 마케터’라는 자기소개를 봤어요. 크래프트맥주 잡지의 편집장도 하셨었죠. 맥주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맥주를 즐기기도 하지만, 크래프트 맥주라는 카테고리가 가지고 있는 철학을 아주 좋아해요. 크래프트 맥주 산업은 ‘지역 커뮤니티와 상생하면서 맥주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거든요. 미국에서 홈브루잉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시기에, 개인이 담근 맥주를 동네 사람들과 나누는 것으로부터 이 산업이 태동했어요. 하우스맥주 전문점들과 동네의 작은 양조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생기기 시작했고요.

실제 국내 최대 주류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시기도 합니다. 제주맥주와는 어떻게 만나게 되신 건가요.

이전엔 하이트진로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를 론칭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회사가 맥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으로 만든 팀의 첫 여성 경력직으로 들어가게 됐죠. 자연스럽게 해외의 수제 맥주들을 접하면서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요. 수많은 국내, 국외 맥주 행사를 쫓아다니면서 ‘뉴요커의 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한국에서 사업을 할 거라는 얘기를 듣게 됐어요. 공식 채용 창구가 없었기 때문에 행사 담당자들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를 찾아내서 무작정 이력서를 보냈죠. 그때 브루클린 브루어리 본사가 지금 저희 문혁기 대표님을 연결해주셨고요. 입사하기 1년 전부터 대표님과 꾸준히 만나면서 서로가 좋아하는 브랜드, 추구하는 철학과 지향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주맥주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한국 지사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제주맥주의 자매회사예요. 계열 구조상 연결되어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저희의 양조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가장 뛰어난 브루 마스터(Brew Master, 맥주 양조사)와 일하는 분이 제주도에서 6개월간 상주하면서 ‘제주 위트 에일’의 레시피를 함께 개발했습니다. 함께 첫 상품을 개발한 좋은 파트너 관계입니다.

한 매체에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대표가 ‘문혁기 대표의 제주 프로젝트가 논리적이고 솔깃했다’고 인터뷰한 것을 봤어요. 어떤 기획이었는지가 궁금하더라고요.

제주도는 경영 수익으로만 따지면, 물류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사업하기 좋은 지역은 아니에요. 하지만 매년 1,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여행지로 선택하는 땅이기도 하죠. 문 대표님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좋은 술은 여행하지 않는다’고 했듯이, 맥주가 태어나는 곳에서 사람들이 그 맥주를 경험하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하셨어요. 제주에 양조장을 세운다면, 그 지역의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실제로 제주맥주가 탄생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는데, 주 4회만 여는 양조장에 벌써 5만 명 이상이 다녀가셨습니다. 놀랍고 감사한 일이죠.

■ 1/2 비용으로 연남동을 떠들썩하게 만든 마케팅 비결 = ‘선택과 집중’

수제 맥주 산업의 철학과 연결해봤을 때, 제주맥주에게 있어 양조장의 의미는 남다를 것 같습니다.

양조장을 단순한 생산 시설을 넘어, 제주맥주의 기반이 되는 또 하나의 독자적인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철학을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투자도 하고 있고요. 양조장의 2,3 층은 투어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요. 세 명의 정규직 ‘맥주 도슨트’들도 상주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네요. 맥주 도슨트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저희는 ‘맥주 이야기꾼’이라고 그 역할을 정의하고 있어요. 우리의 브랜드 철학을 맥주 도슨트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것 뿐 아니라, 맥주 자체에 대해 연구할 수 있도록 맥주 자격증 공부 등을 지원하고 있어요.

양조장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제주맥주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맥주를 술이 아닌 음식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맥주 도슨트들도 맥주에 쓰이는 원료들을 마치 음식 식자재처럼 소개하고, 양조 과정을 요리 레시피처럼 설명하고 있죠. 제주맥주의 마케팅실이 기획 하는 모든 활동은 사람들이 맥주라는 음식을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보통의 주류 회사하고는 조금 다른 행보를 걷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케팅 캠페인 규모가 꽤 커 보여서, 1년도 안 된 회사가 저 정도 하려면 자금이 꽤 넉넉한가보다 싶기도 했고요.

플래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제연’ 캠페인은 총 5만 5천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으며, 제주맥주는 이후에도 29CM,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마케팅을 했다.



저희는 마케팅 예산이 많은 회사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자금을 양조장에 투자하고 있고요. 심지어 투자자들이 마케팅 예산이 너무 적지 않냐, 더 필요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실 정도였어요. 작년 6월에 했던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이하 서제연) 캠페인의 경우, 외부에서 추측하는 것의 1/2 수준의 예산을 썼습니다. 아마 예산 대비 좋은 성과를 거둬서, 투자를 많이 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적게 쓰고 많이 얻는, 효율적인 캠페인을 만드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선택과 집중입니다. 자금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에 했던 전략적 선택들이 오히려 저희만의 개성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TV 광고를 하라는 투자자들의 제안이 있었지만, 저희 마케팅 예산 가지고는 투입 대비 승산이 없다고 봤죠. 2018년 마케팅실의 목표는 ‘영업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도움이 되는 플랫폼에만 돈을 집중적으로 쓰겠다는 결정이 있었고요. 예산이 얼마인가보다는, 우리가 세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돈을 쓰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 답이 나오더라고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거군요.

항상 그러려고 노력해요. 자금이 넉넉할 때는 브랜딩에 장기적인 투자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다 못해도 이것 하나만 하자’는 마음으로 집중하는거죠. 마케팅, 브랜딩, 영업 중 무엇을 목표로 하고 집중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했던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마케팅, 브랜딩, 영업 활성화 활동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만, 내부에서 내린 나름의 정의가 있습니다. 마케팅을 사람의 인지도, 즉 몸값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비유한다면 브랜딩은 그 사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영업은 실제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버는 행위가 되겠죠. 저희에게 영업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이란 곧, 저희의 거래처들이 제주맥주를 가게에 들여놓고 싶게 만드는 것이었고요. 또 한정된 예산으로 저관여 상품인 맥주를 육지에 성공적으로 데뷔시키기 위해서는 대중이 제주맥주를 마셔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생각의 꼭지를 조합해보니 ‘잘 나가는 동네 하나만 잡자!’는 결론이 나왔죠.

그렇게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캠페인이 만들어진 거군요.

동네 한 군데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행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 브랜드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 많은 상권 하나를 제주맥주 축제 장터처럼 만든다면, 다른 상권에도 소문이 날 것이라고 기대했죠. ‘제주를 그대로 서울에 소환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팝업 공간을 중심으로 연남동 거리 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세운 목표라도 확신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잖아요. 틀렸을까 불안할 때도 있고요.

물론 도중에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서제연 때도 ‘팝업스토어’를 꾸미겠다고 생각하니, 팀 전체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도중에 제가 ‘미안한데 내 판단이 틀렸던 것 같고, 이제부터 팝업 대신 <상권 프로젝트>로 용어를 수정하겠다’고 말했죠. 마케팅실 리더로서 제 판단이 틀린 것 같으면, 가능한 빨리 솔직하게 인정을 해요. 대신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죠. 저희의 모든 마케팅 캠페인은 주로 30일, 길면 45일 이내에 끝납니다. 서제연은 사인하고 나서 딱 두 달, 배틀그라운드 캠페인은 4종 맥주와 24K 맥주병을 만들고 부산에서 6개 펍과 논의해 메인 펍 하나를 오픈하는 데에 45일이 걸렸어요.

파트너들에게 함께 뭔가를 해보고 싶은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제주맥주의 강점인 것 같습니다.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29CM, 배틀그라운드와도 협업을 했는데, 저희는 함께하는 파트너사들을 어떻게 기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배틀그라운드 측에서 서로 다른 네 가지 디자인의 맥주를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을 주었는데, 저희는 여기에 더해 24K 순금으로 디자인한 맥주병을 만들었어요. 이 24K 맥주는 펍찌 펍을 방문한 배틀그라운드 팬 중 한 분이 가져가셨고요. 29CM의 고객들은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멋과 재미를 추구할 거라고 생각해 맥주 냉장고라는 아이템을 제안했습니다. 우리랑 함께 일했을 때만 얻어갈 수 있는 독특한 아이템과 캠페인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파트너사를 결정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가능하면 해당 산업 안에서 의미있는 행보를 보인 곳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것을 통해 자기만의 브랜드를 잘 구축한 곳들이요. 예를 들어 29CM는 이전에 없었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만들었고, 배틀그라운드는 유저들의 의견을 즉각 반영하는 게임으로 유명하죠. 저희 자체적으로는 콜라보레이션을 ‘의미 있는 행보를 만든 두 기업이 만나, 전에 없던 색다른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플래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타트업 마케터라면 ‘내부 브랜딩’에 투자하라

마케팅 팀 인원은 어떻게 되나요.

20 명 규모입니다. 저희 회사는 생산실, 경영기획실, 영업실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요. 그 부서들에 할당되어 있지 않은 숨어있는 업무와 역할의 대부분을 마케팅실이 맡고 있습니다. 전 팀과 연결되어 일을 하기 때문에, 우리의 브랜드 메시지를 1, 2차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목소리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어떤 분들이 모여있나요.

대부분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직은 예산이 넉넉하지 않고, 체계가 없는 부분도 많은 조직이에요. 그래서 맥주 또는 주류 제조를 즐기시는 분들이 들어오셨을 때, 가장 재밌게 일하실 수 있죠. 또 각자 맥주를 마시면서 발견한 아이디어들이 캠페인으로 발전되기도 하고요.

많은 스타트업 마케터들이 브랜딩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정작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갈피를 못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1인 마케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도 대기업에 있다가 스타트업으로 왔고, 또 기업 자체를 브랜딩하는 것은 처음 하는 일이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었죠.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 하나는, ‘안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에요. 스스로에게 객관적이기가 어려운 것처럼, 우리가 우리 브랜드를 잘 아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먼저 내부 구성원과 고객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그것을 담아내는 것이 브랜딩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케팅과 브랜딩이 사업에 있어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영진을 설득해내는 일도 쉽지 않죠.

만약 창업자나 조직원들이 마케팅 또는 브랜딩에 관심이 없는 기업이라면, 브랜딩이라는 말이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마케터 스스로가 그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대외 브랜딩 이전에, 우리 조직의 구성원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내부 브랜딩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야만 조직 전체가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할 수 있거든요. 또 밖에 나가서 자연스레 우리 브랜드를 자랑하게 되고요. 이는 자연히 매출과도 연결이 됩니다. 1인 마케터라면 내부에 우리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주는 작업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제주맥주는 내부 브랜딩을 어떻게 했나요?

회사에 HR 담당자가 따로 있지만, 팀 워크숍 기획은 늘 제가 맡았습니다. 워크숍 아젠다에 우리 브랜드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하는 시간을 꼭 넣었어요. 예를 들어 우리 양조장 생산 직원들은 타부서보다는 연령대가 높은 편이기도 하고, 내 일터가 공개되는 일이기 때문에 양조장 투어에 대해 조금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그분들을 위해 실제 제주맥주 양조장에 방문했었던 고객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해 상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방문객이 양조장을 탐방하며 어떤 설렘과 기쁨을 느끼셨는지를 공감하실 수 있도록요. 이렇게 살짝 이야기를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소비자들을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내부적인 토론과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어요.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우리 브랜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 자체가 1인 마케터들이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내부 교육 콘텐츠 자체에도 마케팅실 차원의 투자가 들어가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내부 설득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기업명 자체가 ‘제주맥주’이기도 하고, 직원의 절반 정도가 제주도 민이라고 들었습니다. 제주맥주가 제주라는 지역을 향해 가진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어떻게 하면 제주도 현지인들이 더 사랑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는 양조장 운영과 동시에 신제품을 출시하면 적어도 그해 동안에는 제주도에서만 판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요. 제주도라는 지역 안에서 저희 활동의 영역은 계속 넓어질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제주도민이 제주맥주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기업 차원에서 왜 중요한 일인가요.

저희는 제주도에서 시작한 맥주니까요. 제 친구와 가족이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전국을 넘어 해외의 고객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만들겠어요. 저희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입니다.

내년 주세법 개정이 이뤄지면, 제주맥주 양조 시설 내에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도 생산될 예정이라는 보도를 봤습니다. 토종 이미지를 가진 제주맥주 브랜드에는 별 영향이 없을까요?

제주맥주와 브루클린 맥주는 별도의 브랜드로 운영되고, 레시피 총 책임자도 제주맥주가 아닌 브루클린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 혼란이 생길 소지는 없을 겁니다. 브루클린 맥주의 부모는 해외 양조 회사이자 양조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고, 제주맥주 양주장은 한국에 유학 온 브루클린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주맥주의 단기, 중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수입 맥주를 즐기시는 많은 잠재 고객들이 제주맥주를 마시게끔 만들자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표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것처럼, 맥주 자체를 하나의 음식으로 바라보고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요. 수제 맥주 매니아들에게 첫사랑인 맥주가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글: 정새롬(sr.jung@platum.kr)

ⓒ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 중화권 전문 네트워크' 플래텀, 조건부 전재 및 재배포 허용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