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연말 배당 시즌의 그림자…배당성향은 전세계 꼴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 2.4% 예상…10년 만에 최고

-높은 배당수익률은 ‘지수 급락’ 때문…배당성향은 여전히 글로벌 최하위

-증권가 “배당성향 2배 오르면 지수 10% 상승할 것”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증시 버팀목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은 전 세계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배당 금액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증가한 금액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몫이라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수년 동안 배당차익을 노리고 연말에 ‘사자’를 외쳤던 기관투자자들마저도 올해는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의 배당 수익률은 2.41%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증시가 무너졌던 2008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 예금금리(1.3~2.3%)보다도 높고, 지난 10월 중순 2.4% 밑으로 내려앉은 국채 10년물 금리와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배당 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특정 지수의 배당 수익률은 예상되는 상장사 전체 배당금액을 지수 시가총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배당 수익률만큼 손실을 축소할 수 있어, 글로벌 ‘큰 손’들이 투자 시 고려하는 중요 요소다.

그러나 벌어들인 돈 중 얼마만큼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배당 수준을 점검하면 여전히 ‘글로벌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1~2017년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은 16.7%로 집계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유럽(65.8%), 미국(47.1%), 일본(32.2%) 등 선진국은 물론 남미신흥국(48.4%), 아시아신흥국(32.8%),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신흥국(27.6%)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다행히 올해만 놓고 보면 코스피 예상 배당성향은 19.4%로 지난해(18.6%)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배당성향이 20%를 웃돌았던 지난 2014~2016년보다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등 특정 종목 쏠림 현상도 한계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이 상장사들의 올해 중간ㆍ분기배당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9조55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504억원이 배당됐다. 그러나 이 중 삼성전자의 몫은 7조2138억원으로 코스피시장 배당금 전체의 79.7%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삼성전자 배당 비중(62.9%)보다도 16.8%포인트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중간ㆍ분기배당금으로 지난해 대비 4조3170억원 늘어난 7조2138억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 배당금 증가액(4조4585억원)의 96.8%에 해당한다.

연말 배당시즌에 베팅해 왔던 기관투자자들마저 올해는 잠잠한 모습이다. 연말 대형주 중심의 배당 차익거래를 노리는 주요 수급 주체는 ‘금융투자’인데, 지난달 이후 약 5주간 금융투자는 코스피200 편입종목을 약 1466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금융투자가 지난 2014년 이후 같은기간(11월 이후 5주간) 늘 순매수세를 보여왔고, 그 규모가 평균 1조7988억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낮은 배당성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컨센서스와 내재 할인율 변화 없이 코스피 배당성향을 16.7%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면 코스피의 적정가치는 9.4% 높아진다”며 “배당성향 상향으로 미래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고, 이는 주주가치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